기습추위는 뇌중풍 촉발 방아쇠
음주 흡연자-고혈압환자 50대 미만도 주의해야
주말부터 시작된 추위가 이번 주 중반인 16~18일까지 확산돼 서울이 영하 5도에서
영하 7도까지 될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나왔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한파주의보나
한파경보가 발령되기도 한다. 한파주의보는 당일의 아침최저기온보다 다음날 아침최저기온이
10도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되고 한파경보는 15도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갑작스럽게 추워지면 고혈압,
당뇨병 등 평소 지병이 있는 사람들은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중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은 고혈압 환자다.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면 뇌중풍으로
이어지기 때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백상홍 교수는 “겨울철 추운 날씨에 몸이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돼 전체적인 혈압이 높아지게 된다”며 “고혈압 합병증으로
뇌중풍, 협심증 등의 심혈관질환 발생 빈도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몸을 움츠리면서 활동이 줄어들기 때문에 체중 조절도 쉽지 않고
이는 다시 혈압을 올리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중풍뇌질환센터 박성욱 교수는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뇌중풍 위험이 4~5배 더 높아진다”며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특히 건강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혈압 환자가 외출을 할 때에는 특히 목을 잘 감쌀 수 있도록 스카프나 목도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머리로 올라가는 혈액이 목을 지나면서 목이 그대로 노출돼
있으면 뇌로 전달되는 혈액의 온도가 떨어지며 혈관이 조여져 뇌중풍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게 된다.
평소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새벽 목욕은 가급적 삼가는 게 좋다. 사우나 후 혈관이
이완된 상태에서 밖으로 나오면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기 때문.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보통 사람도 밖에 나갈 때에는 목도리나 모자로 머리 부분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혈압 조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던 사람들은 운동 장소를 실내로 옮겨야
한다. 백상홍 교수는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실내에서도 계단을 걷는 등의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해 줘야 한다”며 “운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체온을 올리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평소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흡연, 음주, 기름진 식사, 스트레스 등
건강한 습관과 거리가 먼 사람은 한 순간 갑자기 뇌중풍이 찾아올 수 있다. 뇌중풍
환자의 50%는 50대 미만이고 위와 같은 생활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추운 날씨가 뇌중풍의
방아쇠를 당기는 꼴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