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잘 마시면 전립선암 예방?
특정 성분이 남성호르몬 수치 낮춰
맥주를 적절히 마시면 전립선암을
예방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뚱겨주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맥주의 쓴맛을 내는
원료인 호프에 들어 있는 잔토휴몰이라는 물질이 남성호르몬이 전립선에 끼치는 영향을
줄여 암을 예방한다는 것이다.
독일 암연구센터 클라리사 게르하우서 연구팀은 전립선암 세포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주입해 전립선암특이항원(PSA)이 많이 분비되게 한 뒤 테스토스테론과
잔토휴몰을 다시 주입했더니 PSA 분비가 줄어들었고 이런 효과는 잔토휴몰의 양이
많아질수록 더 커졌다.
잔토휴몰이 PSA 분비와 관련된 테스토스테론 수용체에 대신 달라붙어 PSA 분비를
줄인 것이다.
연구팀은 거세한 쥐에게 잔토휴몰과 테스토스테론을 함께 주입해 PSA 수치가 줄어드는
것을 재확인했다. 마치 전립선암 환자가 약을 복용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잔토휴몰은 식물이나 과일, 채소에 든 색소인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으로 이전 연구에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에스트로겐 대신 달라붙어 유방암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잔토휴몰이 남성호르몬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작용하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게르하우서 박사는 “전립선 자체의 무게가 변하지는 않았지만 잔토휴몰이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쳤다”며 “잔토휴몰은 천연물질인 만큼 전립선암 연구에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암학회 두라도 브룩스 박사는 “맥주가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
있다면 이미 암 발병률이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동물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바로
적용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
술을 마시라고 추천하는 의사는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게르하우서 박사는 “잔토휴몰이 전립선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동물실험으로
입증되긴 했지만 이제 연구의 첫 시작 단계”라고 지나친 기대를 경계했다.
이 연구결과는 9일 미국 휴스톤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협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됐고
미국건강웹진 헬스데이 등이 같은 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