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는 괴로워…실험해보니 “진짜”
수컷 구애 집중돼 암컷 번식-진화 방해받아
아름다운 암컷은 수컷의 끊임 없는 구애와 폭력적인 짝짓기 행태 때문에 번식과
진화에 방해를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산타 바바라 캠퍼스 연구진은 매력적인 암컷 초파리는 수컷으로부터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하고 이로 인해 생식력에 영향을 받아 새끼를 적게 낳고 진화에
방해를 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를 주도한 캐다나 토론토대 생태학-진화 생물학과 트리스탄 롱 박사는 “초파리를
포함한 많은 종의 세계에서 수컷들은 몸집이 큰 암컷일수록 자손 생산능력이 높아
좋아한다”면서 “그러나 매력적인 암컷은 수컷들의 과도한 구애와 짝짓기 때문에
괴롭힘을 당한다”고 설명했다.
수컷들은 매력적인 암컷에게 구애를 할 때 노래 춤 먹이 찾는 것 방해하기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수컷들은 짝짓기 과정에서 폭력적이기까지 하며, 독성을 품은
액을 암컷에게 주입함으로써 덜 건강한 자손을 생산하고 전체 개체 수 증가에 제동을
건다는 것이다.
짝이 여럿인 암컷과 짝짓기를 할 때는 가장 나중에 짝짓기를 하는 수컷이 가장
많은 자손을 퍼트리게 된다. 이 때문에 매력적인 암컷은 서로 마지막 짝짓기 상대가
되려는 수컷의 과도한 구애에 시달리게 되는 것.
연구진은 수컷 초파리 여러 마리를 몸집이 다른 암컷 초파리 2마리에게 노출시켰다.
수컷 초파리들은 저마다 큰 암컷에게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두 암컷의 몸집이 모두
크거나 작으면 수컷들은 양쪽 암컷에 모두 호의를 보였다. 수컷은 상대적으로 큰
쪽에 몰려드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큰 암컷이 작은 암컷보다 생식력이 좋다 해도 번식 능력만큼 충분히
번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매력적인 암컷이라는 이유로 강제번식을 하게 되면
덜 건강한 자손이 나오고 개체 수도 크게 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연구결과는 ‘공공과학도서관 생물학 저널(PLoS Biology)’ 최신호에 소개됐으며
미국 방송 ABC 뉴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 인터넷판 등이 8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