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녀 성교육 언제 해야 할까?
미국 연구, “10-13세 때 자연스레 시작해야”
청소년의 부모가 콘돔 사용법, 피임법, 성병문제에 대한 심각성 등에 대해 대화하려고
할 때 자녀의 40%는 이미 성경험을 시작해버린 뒤라는 미국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메간 베켓 교수팀은 ‘부모와의
대화, 건강한 자녀’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한 13~17세 청소년의 141가정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부모와 자녀에게 임신이 어떻게 되는가, 2차 성징은
남녀를 어떻게 바꾸는가, 콘돔 사용과 피임은 어떻게 하는가 등 성에 대한 24가지
주제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들었다. 대화 주제는 키스, 구강성교, 성관계 등
3단계로 진전됐다.
연구진은 각 주제에 대해 부모와 자녀가 처음으로 이야기를 나눈 시기, 자녀 스스로
이러한 내용을 다른 곳에서 접한 시기 등을 자녀와 부모에게 따로 물었다. 조사는
3개월 단위로 네차례 1년간 진행됐다.
조사 결과 부모의 절반 이상이 24가지 성과 관련된 주제 중 구강성교 등 14개
주제는 자녀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딸을 둔 부모의 42%는 효과적인
피임법을 딸에게 알려주지 않았고, 40%는 원치 않는 성관계를 거절하는 방법도 이야기
해주지 않았다.
아들의 70%는 성관계 전에 부모로부터 콘돔 사용법과 다른 피임법을 배우지 않았다고
답했다. 반면, 아들을 둔 부모는 절반 정도만 아들에게 피임법을 가르친 일이 없다고
답하는 차이를 보였다.
이런 차이는 부모와 자녀 간 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부모는 어색함 때문에 모호하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으며, 자녀들은 부모의 말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
전문가들은 “부모가 자녀에게 성교육을 하기란 쉽지 않지만 역설적으로 자녀는
부모한테 성에 대해 배우기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부모가 자녀와 성에
관해 직접 대화하면 자녀의 첫 성관계 시기를 늦출 수 있고 성적 행동이 문제를 일으킬
위험도 적어진다는 것.
전문가들은 자녀가 15~18세 일 때보다 10~13세 일 때부터 단계적으로 성교육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자녀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궁금해 하는 주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대화를 처음 시작하기는 어렵지만 계속 이어지면 더 수월해진다.
이 연구 결과는 ‘소아과(Pediatrics)’ 저널 최신호에 실렸으며 미국 일간지
타임, ABC방송 뉴스 인터넷판 등이 7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