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불일치 콩팥 재이식 첫 성공
서울성모병원, 40대 자매간 이식
가톨릭대의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신장이식 실패로 거부반응이 생긴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는 신장을 재이식하는 수술이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만성 신부전은 3개월 이상 신장이 손상되어 있거나 신장
기능 감소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악화되면 투석이나 신장이식과 같은 신장대체
요법을 해야 한다.
서울성모병원의 양철우(신장내과, 사진) 문인성 교수(이식외과) 팀은 지난달 19일
20년 전 첫 번째 신장이식 이후 만성거부반응이 생겨 신장의 기능을 상실하고 항체가
높게 형성된 O형 혈액형 환자(41세, 여성)에게 B형인 언니(44세)의 신장을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이식을 한 사람과 받은 사람은 현재 모두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
환자는 1989년 첫 번째 신장이식을 한 후 만성 거부반응으로 신장이 더 이상 기능을
할 수 없게 되자 2007년 11월부터 혈액투석을 시작했다. 재이식을 하려고 했으나
당시 기증의사를 밝힌 환자의 언니가 환자와 혈액형이 맞지 않아 적합한 혈액형을
찾아 교환이식 프로그램에 등록해 이식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이 환자는 혈액형이 맞는 공여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이식 실패로
인해 항체가 몸 안에 형성돼 있는 ‘감작’ 정도가 83%로 매우 높아 이식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감작은 이미 몸 안에 항체가 만들어져 이식 신장에 거부 반응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상태로 감작된 환자의 경우 이미 형성되어 있는 항체가 이식된 신장을
공격해 급성 거부 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 신장 이식의 고위험군으로 알려져 있다.
올 7월 양철우 교수팀은 이 환자에게 철저한 사전 검사와 탈감작 치료를 시행했다.
환자는 체내의 항체를 제거하기 위해 항체를 만드는 B 림프구 주사, 혈장교환(질병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이 혈장에 존재할 때 이러한 병적 물질이 포함된 혈장을 제거하는
것)과 면역 글로불린(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또 항체 작용을 하는 단백질의
총칭) 등의 치료를 거쳐 새 신장을 이식했다.
이식 신장의 기능은 일주일 만에 정상으로 회복됐으며 약 1개월 동안 급성거부반응
없이 정상적인 이식신장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양철우 교수는 “이번 환자의 경우 급성거부반응의 위험부담이 매우 높았으나
충분한 전 처치를 통해 항체를 적절히 제거해 이식에 성공한 것이다”며 “앞으로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감작된 경우 등 고난도의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