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백신부작용, 한국은 안전?
접종직후 알레르기 반응 관찰해야
캐나다에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다국적 제약사 GSK의 신종플루 백신은
한국에 수입되지 않을 전망이다.
캐나다 보건부의 캐롤라인 그론딘 대변인은 지난 2일 배포가 시작된 GSK의 신종플루
백신 ‘아레판릭스’ 17만 회분을 접종받은 사람들 가운데 6명에게서 호흡곤란 등
‘과민성 쇼크(아낙필라시스)’ 증상이 나타나 조사에 들어갔다고 최근 밝혔다. GSK는
캐나다 보건당국이 조사를 벌이는 동안 이 백신을 사용하지 말라는 권고 사항을 지난
18일 캐나다 보건 전문가들에게 전달했다.
한국에서는 GSK의 신종플루 백신이나 항원보강제를 사용하고 있지 않으므로 캐나다와
같은 부작용이 당장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이번 사례는 백신제조 과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의 백신도 제조 과정에서 오염이나 실수가 있으면 캐나다 사례와
유사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생물제제과 김준규 연구관은 “어떤 백신이라도 부작용은 필연적으로
나타나지만 제조과정과 기술 등을 통해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때문에 생물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전반을 꼼꼼히 보고 자가 검정과 국가검정도
엄격하게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문제의 백신이나 백신 속 성분은 한국에 유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신종플루 백신은 모두 녹십자가 제조한 제품이다.
식약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8월 말 GSK의 신종플루 백신 300만 도즈를 공급받기로
구두 약속했으나 체결 조건이 맞지 않아 계약이 무산됐다. 또 녹십자에서 신종플루
백신 제조에 사용하고 있는 항원보강제는 GSK의 제품이 아니다.
같은 문제 발생 막으려면 제조-품질 검정 철저히 해야
김준규 연구관은 “(문제가 된 GSK의 신종플루 백신 중에서) 특정 제조일자의
제품에서만 부작용이 일어난 것으로 미뤄 백신 전체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제품
제조 과정 중 오염이나 실수로 인해 일부 제품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GSK의 양수진 과장은 “의약품은 한 번 생산할 때 나오는 한 묶음 단위를
‘로트’라고 하는데 모든 로트에서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캐나다 일부 주에 공급된
한 개 로트 백신에서 아낙필라시스 반응이 많이 나타난 것 같다”며 “한 로트에
해당하는 백신을 맞고 부작용이 많이 나타났기 때문에 사전 조심하는 차원에서 그
로트만 자발적으로 공급을 중단했고 나머지 로트를 공급하던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계속 백신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과민성 쇼크’는 체질적으로 알레르기를 갖고 있던 원인물질에 노출 됐을 때
나타나는 급격하고 심각하며 치명적일 수 있는 알레르기 반응으로 호흡곤란과 급격한
혈압 하강 등의 증상을 보인다. 한국인에게는 항생제 같은 약제와 음식물에서 가끔
나타난다.
과민성 쇼크는 백신 10만 명분당 1명 꼴로 발생하지만 이번 캐나다 사례에서는
비정상적으로 많은 수치를 보였다. 과민성 쇼크가 발생한 6명 중 숨진 사람은 없으며
환자들의 상태는 호전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 내과 장윤석 교수는 “과민성 쇼크는 알레르기 반응
원인물질을 찾아야 하는 게 중요한데 독감백신으로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은
달걀이나 다른 바이러스 등이다”며 “백신 주사를 맞은 후 30분 정도는 병원에 머물러
상태를 지켜보되 두드러기, 숨차고, 어지럽고, 의식이 희미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알레르기 반응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