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받으면 염색체 짧아져 빨리 늙어
미 연구진, 텔로미어 길이 줄어든 것 확인
어릴 때 정서적, 육체적으로 학대를 받은 사람은 세포의 노화 속도가 빨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브라운대 정신과 오드리 틸카 교수팀은 18~64세 남녀 31명의 혈액을 채취해
DNA를
추출했다. 이들 중 어떤 사람들은 어릴 적 부모나 양육자로부터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학대를 전혀 받지 않았다. 참가자들의 현재 건강상태는 좋은
편이었다. 현재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지도 않았다.
혈액 검사 결과 학대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염색체에 있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더 많이 짧아져 있었다. 이는 노화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 부분에 있는 DNA 조각으로 염색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염색체가 계속 복제되면서 이 부분이 점점 짧아져 결국에 세포가 죽게 되고 이 것이
노화의 과정이다. 반면 텔로미어가 전혀 짧아지지 않으면 세포가 끊임없이 복제되는
데 이 것이 암세포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의 연구분야가 바로 이 텔로미어다.
틸카 교수는 “어린 시절 발달 과정에서 겪는 경험들이 세포 수준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전 많은 연구에서 스트레스나 정신적인 충격이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져 왔다. 정신질환이 텔로미어의 길이를 짧게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이번
연구는 어릴 때의 심리적인 충격도 텔로미어를 짧게 만드는 요인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틸카 교수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노화나 여러 질병의 진행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아동 학대가 텔로미어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0일 정신과 학술지 ‘생물정신의학(Biological Psychiatry)’
온라인판에 발표됐고 21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BBC 방송 온라인판 등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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