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주사치료제 사용 20일 결정
비상시 중환자에게 제한적으로 사용될 듯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지 않은 신종플루 항바이러스를 중증 환자에게 사용하게
하는 응급사용여부가 오는 20일께 결정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페라미비르의 응급사용 허용을 오는 20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4일 밝혔다.
미국 바이오크리스트사가 개발한 페라미비르는 타미플루와 릴렌자에 이은 제3
항바이러스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치료제가 없고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에게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의약품을 제한적으로 공급하는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응급사용’ 규정에 따라 비상사용을 허용했다. 일본은 정식허가를 신속하게 거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중앙약심 등을 통해 현재 상황이 긴박하게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시판 전인 페라미비르를 식약청장의 승인 후 의료진 판단 아래 중증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
식약청 의약품심사부 이선희 부장은 "녹십자의 진행결과와 외국진행 임상결과를
식약청서 종합판단한 후 오는 20일 이전에 심의를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페라미비르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녹십자는 “고대 구로병원 등 국내 25개 기관
등 세계 150개 기관에서 1099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데 현재 투약이
끝나고 결과를 정리하고 있다”며 “응급사용은 신속허가 절차와는 별개로 허가 이전에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에게 치료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의약품을 공급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는 2000~2500명(5일 연속 투여 기준)의 중증환자에게 공급할 분량의
페라미비르가 수입돼 있다. 이 약품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작용은 비슷하지만
기존의 항바이러스제가 5일 동안 복용하는 것과 달리 정맥주사로 한 번만 투여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아직 허가 전인 약이므로 투여의 득과 실을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견해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미국에서 매우 위중한 환자 20여명에게
두 배 용량의 페라미비르를 5일 연속 사용한 결과 50%가량의 환자가 생존했다"며
"국내에서 아직 허가가 나지 않은 의약품이지만 중증환자에게는 제한적으로
사용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국립의료원 감염센터 방지환 교수는 “인공호흡기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먹는약이나
흡입제를 못 쓰고 죽어나가는 환자들에 제한적으로 사용을 허가다”며 “그동안 꾸준히
연구가 됐고 미국 FDA가 비상사용을 허가 했으므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투여가
필요한 중증환자에는 사용해도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소아감염내과 이환종 교수는 “평가가 제대로 된 후에 쓰는게 안전하지만
비상시에 쓰는 경우에는 쓸 것이냐 말 것이냐를 의료진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