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만 학생 2개월 만에 백신접종 뚝딱?

“백신 기피현상 나타날 수 있어”

학생개개인에 대한 건강상태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11월에 초·중고등학생에

대해 신종플루 백신접종을 강행할 경우 백신 부작용이 집단적으로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소아과학회는 23일 추계학술대회 관련 기자간담회 중 11월부터 시작될 초·중고등학생

 750만 명에 대한 신종플루 예방접종이 오히려 예방백신에 대한 기피현상을

불러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입장을 보였다.

대한소아과학회 강진한 법제이사(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는 “현재 신종플루가

초중고등학교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단체접종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오히려 백신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으므로 학회 입장에서는

단체접종을 권하지 않고 있다”며 “수많은 의사가 예방접종에 참여하기 때문에 각

가정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은 크게 △집단반응이 나올 수 있고 △제한된 수의 의사가

몇 백명을 짧은 시간 안에 단체 접종하는 것은 무리며 △학생 개개인의 건강평가가

안 돼 있다는 3가지로 정리된다.

지난 2001년 두 달 동안 초중고생 590만 명을 대상으로 국가가 실시한 홍역예방접종

당시에도 일부학생들이 통증을 호소하며 입원을 하는 등의 집단반응을 일으킨 전례가

있다. 복지부는 이에 대해 의약품의 이상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백신접종

기피로 이어졌다.

“하루 500명 접종, 750만 명 2개월 완료는 무리”

또 두 달 만에 750만 명에 대한 예방접종을 완수한다는 것 자체가 의사에게는

무리다. 정부는 공중보건의 1명과 간호사 2명을 포함해 5명으로 구성된 ‘보건소학교

예방접종팀’을 투입해 하루 500명 정도 접종할 계획이다. 이는 의사 한명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숫자다. 한 대학병원 의사는 “하루에 백 명만 팔에 주사 놓기를 반복해도

손이 떨리고 힘이 없어질 정도”라고 말했다.

학생 개개인의 건강평가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방접종을 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신종플루 예방백신은 분명 경미하지만 가벼운 통증, 홍반, 피로감 등의

부작용이 보고됐다. 이런 부작용이 개개인마다 특성이 다른 학생들에게 나타날 수

있으며 집단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

한편 민주당 전현희 의원도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생들의 단체 접종을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정부는 5인의 학교

예방접종팀 인력 구성이 적정 수준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하루에 500명이라는

단체 접종 대상을 줄이거나 접종 인력을 더 늘려 안전한 접종 계획을 세우는 게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에 정부는 각 가정에 통신문을 보내 부모가 단체접종을 하겠다는

의견을 수렴해 찬성한 학생들에게만 접종하고 반대한 학생들은 인근 병의원에서 예방접종을

하고 확인서를 받아오게 할 예정이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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