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에 대한 오해 10가지
‘샤워하면 예방’ ‘모기가 전염’ 등
에이즈 예방백신의 임상시험이 세계 최초로 성공하면서 에이즈 정복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980년대부터 전지구를 공포에 빠뜨린 에이즈는 치명적인 병인만큼
잘못된 속설도 많다. 예방백신 개발을 맞아 미국 과학 잡지 뉴사이언티스트,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 등은 24일 에이즈에 대한 10가지 오해를 소개했다.
1. 성관계 뒤 샤워하면 예방된다
이 말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이콥 주마 대통령이 에이즈에 감염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법정에 나가 “성관계 뒤 샤워를 했다”고 대답하면서 유명해졌다. 샤워를
하면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이즈 바이러스는
습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성교 뒤 샤워를 하면 더 오래 몸에 머물면서 인체로 들어갈
수 있다.
2. 처녀와 성관계 하면 치료된다
16세기 유럽에서 퍼졌던 ‘성병에 걸리면 처녀와 성관계 하면 낫는다‘는 믿음처럼
근거 없는 소리다. 하지만 아직도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이런 믿음이 퍼져
있어 피해를 늘리고 있다.
3. 변기에서 옮는다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1980년대 ‘변기에 묻은 에이즈 바이러스가
몇 시간이 지나도록 살아 있었다’는 등의 보도가 나오면서 이런 미신이 생겼다.
에이즈의 전염 경로는 ‘피에서 피로’이기 때문에 변기를 통한 전염 가능성은 0%다.
4. HIV는 몸 밖으로 나오면 곧 죽는다
그렇지 않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는 건조한 환경에서는 몇 시간 정도,
그리고 축축한 환경에서는 최장 6주까지도 살아남을 수 있다.
5. HIV와 에이즈는 같다
HIV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바로 에이즈 환자가 되는 건 아니다. HIV 감염 뒤
일정 시간이 지나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에이즈 환자가 된다.
6. 악수로 전염된다
초기에 널리 퍼져 에이즈 환자를 기피하게 만든 미신이다. 1989년 고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는 에이즈 환자와 악수하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악수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렸다.
7. 에이즈에 걸린 여자는 출산하면 안 된다
HIV가 엄마로부터 태아로 옮겨갈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에이즈에
걸린 엄마가 아기를 낳지 말아야 할 의학적 이유는 없다.
8. 에이즈 환자는 보면 안다
아니다. HIV에 감염돼도 면역력 약화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가 검사를 받지 않으면
환자인지 외모로 전혀 알 수가 없다.
9. 모기가 옮긴다
이 사람 저 사람의 피를 빨기 때문에 이런 미신이 생겼다. 모기가 에이즈 환자의
피를 빨아먹은 뒤 건강한 사람을 문다 해도 앞 사람의 피가 모기를 통해 뒷사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단 모기에 물리면 댕기열이나 말라리아 같은 다른 병에 걸릴
수는 있다.
10. HIV 검사는 부정확하다
걸리지 않은 사람을 걸렸다고 판정할 오류 확률은 1000분의 1 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