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때 술마시면 평생 헤매?
어려 술 마신 쥐, 3개월 뒤까지 판단력 흐려
사람으로 치면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쥐들에게 술을 먹였더니 엉뚱한 결정을 계속
하고, 이런 증상이 술을 끊은 지 3개월이 지날 때까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어려서 술을 마시면 판단 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이런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대학 니콜라스 나스랄라 교수 팀은 생후 30~49일 된 쥐들의 절반에게만
술이 들어간 젤리를 20일 동안 먹였다. 쥐의 생후 30~49일은 사람으로 치면 청소년기에
해당한다. 이어 3주 뒤 연구진은 ‘술 젤리’를 먹은 쥐와 보통 젤리만 먹은 쥐들을
상대로 레버를 눌러 달콤한 과자를 받아 먹는 게임을 훈련시켰다.
레버는 2개가 있었으며 한 쪽을 누르면 항상 과자 2개가 나왔고, 다른 쪽을 누르면
0~4개가 나왔다. 두 번째 레버는 재수가 좋으면 4개까지 받지만 재수가 없으면 하나도
못 받도록 만든 것이었다.
연구진은 두 번째 레버의 성공률을 첫 날 75%, 둘째 날 50%, 셋째 날은 25%로
줄여나가 쥐들에게 “두 번째 레버는 확률이 점점 줄어든다”는 사실을 교육시켰다.
술을 마시지 않은 쥐들은 바로 이런 사실을 알아채고 일정한 보상을 주는 첫 번째
레버만 계속 눌렀다. 그러나 술 마신 쥐들은 그렇지 않았다. 확률이 날로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두 번째 레버만 계속 눌렀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술 기운이 완전히 빠졌을 3개월 뒤에 똑 같은 실험을 한 번 더 해 봤다.
술을 마셨던 쥐들은 3개월이 지나도록 술 기운이 빠지지 않았는지, 확률이 형편없는
요행수를 바라며 두 번째 레버를 계속 눌러댔다.
나스랄라 박사는 “청소년 때 술을 마시면 판단력이 흐려지며 이런 영향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쥐 실험에서 확인했다”며 “사람과 쥐는 다르지만 알코올은
의사결정 능력을 떨어뜨리는 비슷한 효과를 사람에게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에 실렸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 데일리 등이 21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