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강화 건강기능식품 과신 말아야
균형 잡힌 식사, 적당한 운동, 숙면이 가장 중요
성큼 다가온 가을, ‘감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게다가 환절기를 맞아 신종플루
감염자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외부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 몸의
방어력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면역력 강화에 좋다는 음식 등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각종 방법이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의 도움을 받아 면역력에 관한 속설에 대해 진실과 거짓을 가려봤다.
면역력이 높은 것이 무조건 좋다?
인체의 항상성은 과도하게 높아지거나 낮아져도 문제가 된다. 높아지고 낮아지는
굴곡 있는 탄력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항상성이란 생체가 여러 가지 환경 변화에
대응해 생명 현상이 제대로 일어날 수 있도록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성질을 말한다.
몸이 적당한 세균과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체내 면역체계가 이를 기억하기 때문에
오히려 면역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노인은 일반적으로 면역력이 약하지만 과거
신종플루와 유사한 바이러스의 대유행을 거치면서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대한 일부
면역력을 갖게 된 것이 대표적 예다. 반면 젊은 층이 너무 깨끗한 환경에 자라면서
면역이 취약해진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A형 간염이다.
비타민 먹으면 면역력 높아진다?
비타민 등 항산화제는 몸의 세포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효과가 있으나 직접적으로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 즉 간접적으로 면역력 강화를 위한 몸의 환경에
도움이 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녹황색 야채에는 항산화 기능을 하는 폴리페놀이
많이 들어있다.
건강기능식품으로 면역력 쑥쑥?
건강기능식품이나 건강에 좋다는 식품은 면역력 증가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일부 건강기능식품은 실험을 통해 효과가 인정된 것도 있지만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과신은 금물이다.
외부에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하면 면역체계를 제어하는 신호전달물질인
‘사이토카인’이 작동돼 면역 기능이 강화된다. 쉽게 말하면 사이토카인이 체내
면역을 담당하는 전군의 동원력을 발동시키는 것이다. 이 같은 신호전달물질이 더
잘 생성되도록 하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무엇을 많이 먹는 것만으로는
이 효과를 보기 어렵다.
면역력 향상 최고의 비결은?
면역력을 높이는 데는 별다른 비결이 없다.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 적당한
운동, 숙면이 가장 중요하다. 반대로 지나친 운동이나 업무로 인한 과로, 불규칙한
식사, 부족한 수면, 장기간의 스트레스 등은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감기에 이미 걸렸다면?
감기에 걸리면 몸 안에서 감기 바이러스와 면역체계가 싸우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수분 섭취다. 코와 목 등의 점막이 건조해지면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이나 스포츠음료, 죽 등으로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몸의 컨디션이 잘 유지돼야 면역체계가 감기에 맞서 힘 있게 싸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