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로 잘 씻으면 세균 99% 제거
소독제는 물 없는 곳에서 유용
신종플루 예방법으로 손 씻기가 강조되자 손 세정제와 소독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음식점이나 대중교통 시설에도 이 제품들을 서둘러 구비해 놓고 있다. 손 세정제와
소독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비누보다 세균이 더 잘 씻길까.
손 세정제(hand cleaner)는 비누와 비슷한 제품이다. 화장품에 속하는 손 세정제는
액체나 젤 형태로 샴푸처럼 손바닥에 짜서 거품을 내서 닦은 후 물로 씻어내면 된다.
손 세정제에는 크로록시레놀, 이소프로필메틸페놀 등의 살균 성분이 들어있다. 이
성분은 물티슈에도 들어있다.
손 소독제(hand sanitizer)는 에탄올, 이소프로필알코올, 과산화수소수 등 5가지
성분이 들어가며 이 성분들의 살균력은 99% 이상이다. 바이러스의 세포막이 지질이기
때문에 에탄올 등 알코올이 닿으면 지질이 파괴된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60% 이상 농도의 에탄올에서 바이러스는 죽는 걸로 알려져 있다”며 “손
소독제를 살 때는 에탄올 함량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세정제와 달리 소독제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관리를 받는다.
과대광고를 막기 위해서다.
손 소독제는 적당량을 손바닥에 덜어 비누로 씻을 때 처럼 손등, 손가락 사이사이,
손톱밑 등을 꼼꼼히 문질러 주면 된다. 물로 헹궈낼 필요가 없어서 물이 없는 장소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손 소독제가 세정제나 비누보다 살균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세정제나 비누도
잘만 사용하면 신종플루 바이러스를 충분히 씻어낼 수 있다. 비누로 손을 씻은 후
예방차원에서 다시 소독제로 살균할 필요도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위생지침에 따르면 일반 비누를 이용해 15초간 손을 씻으면
세균 90%가 제거되고 30초간 씻으면 99%가 없어진다.
식약청 화장품심사과의 이정표 연구관은 “소독제의 살균효과가 더 뛰어나지만
비누나 세정제도 손씻기 요령을 따라 잘 씻으면 꽤 높은 향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소독제를 너무 많이 사용하면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고주연 교수는 “알코올로 손을 너무 자주 닦으면 피부에 있던
자연보습 인자까지 없어져 건조해진다”며 “건조감이 있거나 아토피가 있는 사람은
꼭 보습제를 발라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