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없는 혈당측정기 사용해 보세요"

아이소텍 최기정 대표

“가족 중에 한 명은 당뇨병 환자가 있잖아요, 내 가족이 덜 아프고 좀 더 편하게

썼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제 10회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 지난 3일 참가한 아이소텍의 최기정 대표(49)는 레이저 혈당측정기를

개발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대전에 본사를 둔 아이소텍을 대표하는 제품은 레이저 채혈 혈당측정기다. 바늘로

손가락 피부를 찔러 채혈하는 기존 혈당측정기와 달리 레이저로 모세혈관을 자극해

0.3㎜의 구멍을 내고 채혈하는 제품이다.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통증이 거의 없으면서 혈액은 최소한만 나오고 5초

만에 채혈을 끝낼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레이저를 쏜 자리에 순간적으로 1300도의

열이 가해지기 때문에 자연 소독이 된다. 바늘형은 채혈한 뒤에 알코올 성분으로

지혈을 해야 하지만 레이저형 은 채혈 후 손으로 쓱 닦아도 세균 감염이나 지혈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기존 제품은 채혈기와 측정기를 따로 사야하지만 이 제품은 채혈과 혈당측정을

동시에 할 수 있는데다 크기가 작고 알코올 솜과 바늘을 따로 휴대하지 않아도 되서

간편하다.

최기정 대표는 “당뇨가 심한 환자는 하루에 4~8번 정도 채혈을 해야 하는데,

많은 환자들이 이런 수칙을 지키지 못하는 이유가 채혈 과정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며

“바늘형 채혈기를 오래 쓰다보면 손가락에 굳은살이 생겨서 더 고통스러워지는데

레이저 채혈기는 이런 단점을 보완한 제품이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2003년 법인을 설립한 후 러시아 NTEC(New Technology Engineer

Center)로부터 의료용 레이저 조사 장치 기술을 이전 받았다. 이후 2년 여 만에 ‘Er:YAG

레이저’를 이용해 채혈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성능이 우수하면서도

소형이고 저가이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2007년 국내와 미국, 유럽, 중국, 러시아 등에 특허 등록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인허가를 받은 뒤 2008년 3월부터 해외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9억 5000만

원이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4억 7600만 원으로 이대로라면 올해 40억 원을 무난히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대표는 “크기가 더 작아지고 기능이 보강된 2차 제품이 오는 10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벌써 중국이 83만 달러, 인도가 24만 달러어치 제품을 선계약했다”며

“처음에 기술 이전을 해줬던 러시아 연구소에서 우리 제품을 판매하게 해달라고

요청할 만큼 제품성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처음 레이저 채혈기 개발에 뛰어들었을 당시에는 이런 폭발적인 반응을

그 외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카이스트에서 8년 동안 방사선 운영 분야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자연스럽게 채혈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뇨환자가 해마다 국내 8.6%, 세계적으로 5%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기존 바늘형

채혈기가 사용하기에 불편하다는 점도 사업 성공을 확신하게 했다. 그는 퇴사 후

카이스트에 예비창업자로 등록,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처음엔 특허나 기술 개발이 완료돼지 않아 사업성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지만 결국 기술 잠재력을 인정받아 카이스트로부터 부지를 제공받고 중소기업청의 자본을

활용해 직원 4명과 함께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최 대표는 말했다.

창업 초기에는 인력, 자금, 양산 등 경영 전반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가까스로

기술 개발에 성공했지만 막상 대량생산에 들어가자 불량품이 나와 애를 먹었다. 그러나

특유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창업 6년이 지난 지금 직원은

14명으로 늘어났고 이미 3차 제품 개발도 완료했다.  

최 대표는 “제품이 해외에서 먼저 알려지고 주문이 이어지자 국내 대기업이나

다국적 업체에서도 관심을 갖고 전략적 제휴를 제안하고 있다”며 “그러나 매출보다

더 중요한 목표는 환자가 편리하고 안전하고 저렴한 제품을 계속 개발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당뇨 채혈기만 판매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간수치, 초기암진단, 콜레스테롤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간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그는 “벤처기업이 성공할 확률이 5%도 안 된다는 상황에서 위기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노력하면 시간이 해결해주더라”며 “앞으로 세계 여러 기업과 제휴를 통해

수출을 다변화해서 10년 뒤에는 세계 진단의료기기 분야에서 상위 10위에 들어가는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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