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간염환자 작년보다 2배 늘어

전문의 “역학 추이로 볼 때 확산 우려”

신종플루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전염성이 강한 A형 간염에 감염된 환자

또한 꾸준히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A형 간염 환자수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제공하는 전염병 웹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신고된

A형 간염 환자수는 1만 186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889명)에 비해서 2배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에는 감염자 수가 2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준혁 교수는 “1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20세 이상

성인의 대부분이 A형 간염에 대한 항체를 보유하고 있어 성인의 A형 간염은 거의

볼 수 없었다”며 “생활환경과 위생의 개선으로 소아에서의 감염이 줄어듦에 따라

성인의 항체 보유율이 낮아졌고 그 결과 최근 성인에서의 A형 간염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대학병원 의사는 “신종플루보다 더 무서운 것은 A형 간염인데 지금

신종플루 확산에 묻혀 있다”고 지적했다.  

A형 간염 감염경로와 증상은?

A형 간염은 바이러스가 간에 침투해 생기는 병이다. 전염성이 높아 군대·어린이집

등에서 한 명이 걸리면 급속히 전파되곤 한다.

A형 간염은 15~45일의 잠복기를 거쳐서 나타나는데 초기 증상은 감기몸살 증세와

비슷하다. 발열, 식욕감퇴, 구역, 구토, 쇠약감,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시기가 지나면 가려움증과 황달이 나타나는데 성인에서는 황달이 더 심하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원혁 교수는 “A형 간염은 B형 간염처럼 만성화 되지

않아 간경변이나 간암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0.5% 정도는 간기능이 뚝 떨어져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돼 간 기능이 아예 망가지는 간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B형 간염, C형 간염 등 만성 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서 A형 간염이 발생하게

되면 사망률이 증가하게 된다.

A형 간염은 소아 때 많이 발병하는 데 6세 전에 걸리면 70%가 아무 증세를 못

느낀 채 자연 치유되고 나머지 30%도 비교적 쉽게 나으면서 항체가 형성된다. 하지만

1995년 이후 10~30세의 인구연령에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성인이 A형 간염에

걸리게 되면 황달과 함께 위중한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A형 간염 예방과 대책은?

A형 간염은 음식이나 물 등을 통해 입으로 감염 되므로 손을 잘 씻고 불결한 음식물을

피하는 등 ‘개인위생’의 준수가 가장 중요하다. 또 전염성이 강하므로 술잔을 돌리거나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은 피하도록 한다.

또 예방을 위해 A형 간염 백신을 맞는 것도 한 방법이다. 6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이 권장되고 있다.  

대한간학회 이영석 이사장은 “A형 간염은 우리나라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의 약

77%를 차지하고 최근 역학 추이를 볼 때 지속적인 증가와 확산이 우려된다”면서

“국민들의 A형 간염 예방을 위해 의료계는 예방 접종 및 위생 홍보에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 정부에서도 유행 차단을 위해 국가예방접종사업을 도입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 권준욱 과장은 “전염병예방법에서 '지정전염병'으로

분류돼 있는 A형 간염을 발생 또는 유행 즉시 방역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제1군 법정전염병'에

포함해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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