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 속 납 성분, 사탕의 10배

새로운 방법으로 조사하니 검출돼…안전 기준치 보다는 낮아

립스틱 속 납 성분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10배 더 많이 들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은 22개 브랜드 립스틱의 납 함유량을 최신 측정법인

‘유도결합 플라즈마 질량 분석’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평균 1.7ppm의 납이 검출됐다.

이는 사탕에서 검출되는 납보다 약 10배 높은 함량이다.

FDA의 이번 조사는 2007년 미국 소비자단체 ‘안전한 화장품 캠페인’이 33개

브랜드 립스틱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에서 납이 나왔고 11개 제품에서는 사탕의

납 허용치 0.1ppm을 초과하는 양이 나왔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스테파니 퀴스넥 FDA 대변인은 3일 “다른 화장품보다 납 함유량이 낮고 소량만

먹게 되기 때문에 FDA가 립스틱에 대한 납 안전 허용치를 바꿀 필요는 없다”며 “이번에

검출된 납 함량도 공중보건 기준치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시민단체의 2007년 검사에서 로레알, 커버걸, 크리스찬 디올, 메이블린 같은

유명 업체의 립스틱에서 납이 나왔다. 올해 FDA 검사에서도 3개 브랜드 제품에서

납이 많이 나왔지만 FDA는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안전한 화장품 캠페인 관계자는 “립스틱 납을 최소로 줄일 수 있는 기준을 FDA가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런 공방에 대해 미국화장품협회는 “FDA가 검출한 납 함량은 안전한 수준으로

국제 규격보다 낮다”며 “키스 등을 통해 립스틱을 먹는 양도 아주 작기 때문에

생물학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학 전문가들은 검출된 납이 소량이라도 어린이의 몸 속에 쌓이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보스턴의대 소아과 션 팰프리 교수는 “매일 립스틱을 바르는 여성 또는

임신부라면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적은 양이라도 꾸준히 납이 몸 속에 쌓이면서

태아, 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화장품 과학 저널 (Journal of Cosmetic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고 미국 건강웹진 헬스데이, 미국 방송 CBS11 온라인판 등이 2일 소개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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