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등떠밀려 거점병원 됐지만…
환자 포화 상태와 감염 우려로 시름
서울대병원이 여론에 떠밀려 신종플루 거점병원에 참여했으나 사실상 어려움이
많아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한 관계자는 “3차병원의 특성상 암환자 등 일부 중증환자도 치료를
받지 못해 기다리는 상황에서 3차병원이 신종플루 거점병원에 참여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이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환자들로 이미 포화 상태다. 환자들을
전부 수용할만한 병실과 침대가 없어 대기하고 있는 환자가 수두룩하다. 응급실 역시
침상이 부족해 환자들이 복도에까지 넘쳐난다.
게다가 격리병동 등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중증환자들이 신종플루에 노출될 위험도 적지 않다. 밀려드는 신종플루 의심환자로
수용치를 넘어선다면 일반환자들도 감염 관리가 안돼 오히려 신종플루 전파지역으로
변모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병원이 거점병원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여론의
영향이 컸다. 신종플루 확산에 대한 대중의 불안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국내 최대의
국립병원이 거점병원 참여를 거부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여론이 작용한 것이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임시로 응급실 한쪽에서 신종플루 의심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신종플루 진단을 위해 내원하는 환자는 하루에 10~20명 정도. 지금까지 방문한 환자
대부분이 가벼운 감기 환자였다고 병원 관계자는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신종플루 환자 진료를 위한 임시병동을 9월 중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준비를 서두르고 있지만 제대로 된 격리병동은 올해 말에야 완공될 예정이다.
이 같은 속사정은 서울에 위치한 다른 대형병원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4대 대형병원에
해당하는 또다른 대형병원 관계자는 “많은 병원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신종플루
거점병원에 참여했으며 지방의 종합병원들도 어떻게든 거점병원에서 빠지려 애를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