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암병원, JCI 인증 받아
미국 병원 수준의 환자 보호 시스템 갖췄다는 의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 국제의료기관 평가위원회(JCI)의 인증을 받아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측은 “JCI 인증을 위해 지난 3년 동안 준비했으며 최근
더 엄격해진 심사기준으로 인증을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JCI는 미국 병원에서 수십 년간 발생한 의료 사고를 토대로 각 병원이 이런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는지를 평가하는 국제 인증이다. 이 인증을 받으면
‘미국 최고 병원 수준으로 안전하다’는 의미를 갖는 이유다.
존스홉킨스병원, 메이요클리닉 등 미국 내 병원의 95%가 이 인증을 받았다. 또한
해외 환자를 유치하는 의료관광으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싱가포르의 14개 병원
등 35개국 209개 병원이 JCI 인증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2007년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이 인증을 처음으로 받았다.
고려대병원 오동주 의료원장은 “JCI 인증으로 의료기관의 객관적 신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해외환자 유치에 더욱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이 인증과 함께 앞으로 △외국인 전담 의료진 및 전담팀 구성
△외국인 환자 기호에 맞는 다양한 의료상품 개발 △국내외 대행사 및 보험사와
협력 △치료 뒤 환자가 귀국해 현지에서 받을 수 있는 연계 네트워크 구축 △지속적인
해외 광고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2007년 JCI 인증을 받은 세브란스 병원의 관계자는 “해외 보험회사가 환자를
보내려 할 때 첫 질문이 ‘JCI 인증을 받았냐’는 것이다”며 “JCI 인증을 토대로
해외 보험사와 계약을 맺으면 외국인 환자 유치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환자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진료 방식
JCI 인증을 받은 뒤에는 여러 가지가 달라진다. JCI 인증 전에는 의사가 회진을
돌면서 특별한 경우 아니면 손을 씻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인증 뒤에는 회진 때
각 환자를 만나기 전에 손을 소독해야 한다. 병원 내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고려대 안암병원 손창성 원장은 “병원 안 8~10m마다 손세정제를 비치해 누구나
손을 소독해 병원 내 감염을 줄일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국내 병원도 규모와 장비가 아니라 환자를 얼마나
안전하게 진료하냐로 경쟁해야 한다”며 “JCI 인증 노하우를 다른 병원에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