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원보강제 신종플루 백신 안전할까?
전재희 장관 “전 인구 27% 백신 접종”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28일 복지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공급되는 신종플루 백신 700만 도즈는 항원보강제 없이 만들고 내년 1~2월에 공급되는
물량은 항원보강제를 써서 예상량의 2~4배까지 늘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구의 27%가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항원보강제를 첨가한 백신을
만들거나 첨가된 백신을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을 비롯한 한국 정부대표단이 벨기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본사와 협의해 공급받기로 한 백신 300만 도즈 안에는 GSK 고유의 항원보강제 'AS03'이
적용되며 이 백신은 16건의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항원보강제 넣으면 생산물량 3~4배 늘어
면역증강제라고도 불리는 항원보강제는 백신에서 항원과 혼합돼 우리 몸에서 면역반응을
촉진해주는 화학물질이다. 항원보강제는 백신의 순수성은 떨어질 수 있으나 생산물량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신종플루 백신에 항원보강제를 첨가하는 이유는 현재 공급되고 있는 유정란만으로는
목표량을 생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종플루 바이러스 균주를 유정란 1개에 넣고
배양했을 때 생산되는 항원은 일반 백신의 절반인 1.5명분 밖에 되지 않는다. 이
항원보강제를 쓰면 유정란 1개 당 3~4명분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항원보강제는 백신 확보가 다급해진 상황에서 백신 생산량을 몇 배나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항원보강제를 사용해 한 번도
백신을 만들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보강제를 넣은 백신은 새로 임상시험
및 허가절차를 거쳐 내년에 공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안전성 검증이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외국 사례를 볼 때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자문기구인 ‘공중보건 위기대비 대응 자문위원회’의 방지환
교수(국립의료원감염센터)는 “유정란을 통해 만들어지는 항원량이 부족하니까 백신의
면역력을 잘 유도하기 위해 항원보강제를 쓰는 것이다”며 “국내에서는 백신에 항원보강제를
넣은 경험이 없지만 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많은 백신에 사용했고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안전성 검증 방식은 일반 백신보다 까다로워
항원보강제를 활용해 생산한 백신의 임상실험 등 안전성 검증은 재래식 백신보다
훨씬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질병정책관실 관계자는 “항원보강제 활용방안을 최근 들어 적극 검토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하는데 시간이 걸려 올해 안에 이 같은
방법으로 양산하기는 힘들고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종플루 백신을 생산중인 녹십자는 항원보강제가 안전한지 원하는 만큼의 증량
되는지 등을 실험을 통해 확인 중이다.
항원보강제를 사용할 경우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항원보강제 원료가
전량 외국의 제약회사로부터 수입되기 때문이다. 녹십자 측은 노바티스, GSK와 항원보강제의
원료 수입에 대해 협상중이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협상이 진행 중인 노바티스의 항원보강제
경우 지난 6월 국내에서 허가된 다른 백신에도 사용 중이고 유럽에서는 10년 이상
사용돼 안전성이 어느 정도 입증됐다”며 “다만 이 항원보강제가 신종플루 백신과
만났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는 아직 모르는 것이므로 이에 대한 정확한 검증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