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신종플루에 치명적
홍콩 신종플루 합병증 환자 중 44%가 흡연자
올 가을 신종플루 대유행이 예고되는 가운데 담배를 피우고 있거나 피운 적이
있는 사람은 신종플루 감염시 폐렴 등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콩 보건부 위생관리기관의 토마스 탕은 최근 베이징에서 개최된 의료관련 회의에서
폐렴 등 심각한 합병증을 앓는 신종플루 감염자 27명 중 44%인 12명이 현재 담배를
피우거나 과거 담배를 피운 적 있는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홍콩의 흡연자 비율이 성인의 13% 정도인 점과 비교하면 3.4배 더 높은 수치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미국 예일대 의대 강민종 연구팀은 ‘임상연구저널(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학술지를 통해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신종플루에 취약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흡연의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에게 하루에 담배 두 개 피 정도를 2주간 흡입하게 한 뒤 바이러스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이 쥐들은 바이러스에 과도한 면역반응을 보였다.
면역시스템이 작용하면 체내 이물질을 잡아먹는 포식세포 등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부분으로 몰려와 바이러스와 싸운게 되는 데 이 때 인체는 단백질과 사이토카인이
풍부한 체액을 분비한다. 체온도 상승한다.
이처럼 체온이 상승하고 체액이 풍부해지면 오히려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이에 따라 기도나 폐의 박테리아와 인간 면역시스템의 균형이 깨져
폐렴 등 2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즉 담배를 피우면 흡연자의 몸이 바이러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민 반응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서울대병원 소아과 이환종 교수는 “일반적으로 담배를 피우면
호흡기 기관이 약해져 바이러스에 취약하므로 신종플루가 흡연자에게 더 치명적일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환종 교수는 “신종플루가 다른 독감보다 치명적이지 않은 것처럼 바이러스마다
특성이 모두 다르므로, 신종플루가 흡연자에게 더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데이터를 분석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