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 불청객 ‘몸 냄새’ 제거법

액취증 심하면 외과적 수술 상담해 보아야

낮의 수은주가 30도를 웃도는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땀을 유독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지금은 매우 곤혹스러운 시기다. 서울 도봉구에서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이은영(30) 씨는 일을 하다가도 주변에서 자기만 쳐다보는 것 같아 통 집중할

수가 없다. 암내(액취증) 때문이다.

△ 액취증

불볕더위 불청객 ‘몸 냄새’ 제거법사람에게는

두 종류의 땀샘이 있다. 아포크린 땀샘과 에크린 땀샘이 그 것. 에크린 땀샘이 온몸에

퍼져 있는데 비해 아포크린 땀샘은 겨드랑이 주변, 귓구멍 주변, 배꼽 주변, 외음부

주변 등에만 존재한다. 암내의 원인이 바로 이 아포크린 땀샘이다.

아포크린 땀생에서 나는 땀 자체에 암내 성분이 포함된 것은 아니다. 땀에 포함된

단백질을 피부에 있는 세균이 먹이로 이용하면서 내뿜는 화학물질이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액취증을 없애기 위해서는 개인 위생에 신경 쓰는 수 밖에 없다. 세균이 땀 속의

단백질을 먹고 소화 시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2~3시간. 즉, 2~3시간 마다 땀을

씻거나 말리면 암내가 많이 줄어든다.

암내가 심한 사람의 경우 고육지책으로 냄새 제거 제품을 찾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 된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는 “데오도란트 제품은 일시적으로

땀이 나지 않게 하는 것이지 땀냄새 자체를 없애는 제품은 아니”라며 “알레르기가

있거나 피부가 약한 사람들은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액취증이 심하다면 외과적인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수술은 겨드랑이의 주름을

따라 피부를 10㎝ 정도 잘라 들어낸 뒤 아포크린 땀샘을 제거하고 다시 꿰맨다. 이외에도

레이저로 아포크린 땀샘을 태우는 방법, 겨드랑이 주변을 1cm 정도 짼 후 ‘초음파지방흡입기’를

넣어 아포크린 땀샘을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

심우영 교수는 “액취증은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과는 다르다”며 “액취증 수술을

받는다고 해서 다른 부분에서 땀이 더 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암내 이외에도 옆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냄새는 다양하다.

△ 발냄새

여름철

고약한 냄새는 암내뿐이 아니다. 장마철 젖은 구두와 땀으로 인한 발 냄새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주범이다.

발에서 나는 땀 자체는 특별한 냄새가 없다. 하지만 발은 신발과 양말로 밀폐된

공간에 놓여 있기 때문에 통풍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발에 있는 박테리아나 세균이

땀 속의 단백질을 분해시키면 ‘이소발레릭산’이라는 악취성 지방산을 만드는데

이 것이 바로 발 냄새의 성분이다.

무좀이 있는 사람들은 발 냄새가 특히 심하다.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김원석 교수는

“무좀균은 곰팡이이고 곰팡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질긴 생명력이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무좀이 재발할 수 있으므로 물기를 잘 말리고 통풍에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무좀균을 없애기 위해서는 항균 성분이 포함된 비누로 발을 자주 닦고 완전히

말려야 한다.

발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는 발을 자주 신고 통풍이 잘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양말과 신발을 잘 관리하는 것도 발 냄새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구두 안쪽을

알코올로 닦아 세균을 없애고 바람이 잘 통하는 응달에 가끔 말려 주는 것이 좋다.

구두는 2~3켤레를 번갈아 신으면 냄새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발이나 구두에 향수를 뿌리면 잘못하다가는 발 냄새와 섞여 더 심한 악취로 변할

수 있다.

△ 입냄새

입냄새를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이 사이에 남아 있는 음식물 찌꺼기이다. 치아 세균이 이

음식물 찌꺼기를 먹고 독소를 내뿜는다. 독소가 잇몸에 염증을 일으켜 나는 냄새가

입냄새다.

음식물 찌꺼기와 침, 세균이 뭉쳐져 있는 것을 치태라고 한다. 치석은 치태가

굳어진 상태. 치태 1mg에 살고 있는 세균은 약 1억 마리다. 잇몸 염증을 방치하면

이 세균에 의해 잇몸 조직이 상할 수 있다.

스트레스나 담배 속 타르 성분도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고 구강 점막에 자극을

줘 입냄새의 원인이 된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치과병원장 박준봉 교수는 “흡연이나 식사 후 주기적으로

양치질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치아 사이사이

음식물이 끼지 않도록 치간 칫솔이나 치실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위장장애나 목에 문제가 있는 사람, 폐 질환이 있는 사람, 당뇨병이

있는 사람도 입에서 냄새가 나기 쉽다. 위장 장애의 경우 시큼한 냄새로 표현될 수

있고, 잇몸 자체의 문제라면 음식물 썩은 냄새가 난다.

박준봉 교수는 “자기 스스로는 자신의 입냄새를 잘 알 수 없고 입냄새의 원인이

다양한 만큼 입냄새가 난다면 몸에 이상이 있다고 여겨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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