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케이션’으로 체중 줄여볼까?
무조건 굶기보다 물, 소금, 비타민C 적절히 먹어야
말복을 넘긴 여름, 아직 휴가를 다녀오지 않았거나 휴가 계획을 정하기 않았다면
‘스테이케이션’은 어떨까?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란 떠나지 않고 머무르는(stay)
휴가(vacation)라는 의미의 합성 신조어로, 이른바 방콕 휴가를 말한다. 하지만 자칫
아무 계획 없이 방에 ‘콕’하고 쳐박혀 있다가는 허무하게 시간을 낭비하기 쉽다.
그래서 스테이케이션족에게 건강도 챙기고 살도 뺄 수 있는 단식을 추천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스테이케이션을 하면서 단식으로 피로와 스트레스로 지친 몸의 건강을
챙기자는 것이다. 직장이나 업무, 주위 환경에 얽매이지 않는 휴가 기간은 식사와
활동량을 온전히 통제할 수 있는 적기다. 휴가와 주말, 월차, 연차를 붙여 일주일의
휴일만 마련해도 충분히 단식에 도전할 수 있다.
먼저 스테이케이션은 제대로 즐기기 위한 몇 가지 비결이 있다. 휴대전화와 컴퓨터는
일체 꺼두고 외부에서 접촉해오는 연락을 원천봉쇄하는 것. 방해받지 않고 오로지
나만의 휴가를 보내기 위함이다. 집에서 가깝지만 모르고 지나쳤던 ‘주변 여행’을
하거나 평소 보고 싶던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좋다.
“살찌는 체질이라고? 단식으로 바꿀 수 있다”
한방에서는 단식이 장기의 활동을 멈추고 몸속에 쌓인 노폐물과 독소를 비워 건강한
몸으로 되돌리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를 역임한 신현대한방연구소
신현대 소장은 “단식을 하면 혈액순환과 신진대사가 원활해질 뿐만 아니라 피부와
소화기 계통이 좋아지고 머리도 맑아진다”며 “고혈압, 당뇨, 요통, 위장 질환 같은
만성질환도 호전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과정에서 반드시 동반되는 것이 체중 감량. 건강과 날씬한 몸매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신현대 소장은 “특히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면
단식으로 몸의 노폐물과 독소 등을 다 비워 몸을 갓 태어났을 때의 가장 깨끗한 몸처럼
제로베이스로 만듦으로써 체질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단식 초기에는 식사를 중단함에 따른 공복감, 스트레스, 정서적 불안, 무력감
등이 밀려올 수 있다. 이때는 평소 읽고 싶었던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정서를 살찌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엄격히 식사를 통제하는 단식원이 아닌 집에서 혼자 단식을 한다면 사전정보를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시중에 출판된 단식 관련 서적을 통해서도 한 달 또는 일주일
단위의 일정에 맞춘 식단이나 프로그램을 얻을 수 있다. 질환이 있거나 필요하다면
단식 전에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도 좋다.
단식으로 체중 감량 효과는 얼마나 볼 수 있을까. 원광대 광주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권영달 교수팀이 1997∼2007년 5일 이상 단식한 65명(53명은 비만)을 대상으로 단식
효과를 조사한 결과 체중은 평균 9.2㎏(전체 체중의 11.7%), 체지방량은 3.4㎏(전체
체지방량의 12.9%) 감소했다. 그러나 부작용으로 근육량은 5.4㎏(10.7%), 기초대사량은
155.3㎉(9.5%) 줄었다. 근육량과 기초대사량이 줄어들면 요요현상이 나타나기 쉽다.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비만클리닉) 강재헌 교수는 “체중계 저울
눈금으로 봤을 때 단식은 가장 빠른 체중 감량법이지만 단식으로 빠지는 체중의 상당
부분은 체지방뿐 아니라 몸의 수분이나 근육”이라며 “실제로 살이 빠진 정도는
줄어든 체중보다 훨씬 적다”고 지적한다.
또 강재헌 교수는 “단식을 하면 근육량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살이 잘 찌고 잘 안 빠지는 체질로 바뀐다”고 말했다. 들어오는 공급량이 적어지면
나가는 소비량을 줄이게 된다는 이치다. 이를 최소화하고 요요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방법이다.
단식 뒤 식사조절이 단식 성공 좌우
일주일의 휴일을 마련했다면 감식, 단식(3일), 회복식 기간을 잡고 계획적으로
음식을 제한해야 한다. 단식 전 감식기간에는 묽은 밥, 된밥, 죽, 미음 순으로 음식을
조금씩 줄인다. 휴가가 시작되기 전부터 서서히 음식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이어
단식기에는 무조건 굶는 것이 아니라 물, 소금, 비타민C를 적절히 공급해야 한다.
신현대 소장은 “3일 동안 단식을 하면 원래 체중의 5%, 보통 3~4kg이 빠진다”며
“감식과 단식을 거치면서 체수분이 빠지면서 노폐물과 독소가 함께 제거된다”고
말했다.
단식이 끝나면 식사량을 점점 되돌리는 회복식 기간 2~3일 정도가 필요하다. 감식기와
반대로 미음, 죽, 된밥, 묽은 밥 순으로 식사를 바꾼다. 회복기간부터는 체지방이
빠지기 시작한다. 이 기간을 얼마나 잘 넘기느냐에 따라 체지방이 감소할 수도 있고
그 동안의 단식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식욕을 조절하지 못하고 식사량을
갑작스럽게 늘리면 요요현상으로 체중이 원래 체중보다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식으로 기초대사율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반드시 운동을 해 에너지 대사율도
높여줘야 한다.
신현대 소장은 단식할 때 주의해야 할 몇 가지를 당부했다.
∇단식을 할 때 사람이 북적북적한 장소는 피한다. 소음, 먼지, 냄새 등이 극심한
스트레스와 자극이 될 수 있다.
▽단식을 하는 일주일 동안 운동을 꼭 할 필요는 없다. 아침, 저녁으로 가까운
공원에서 30분~1시간 정도 산책하면 좋다.
▽단식 중에는 무력감, 메스꺼움, 불면증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단식이 끝나면
없어지는 증세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간염 환자, 말기암 환자, 심한 당뇨 환자, 심한 정신질환자, 임산부, 노인 등은
영양 결핍이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단식하지 않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