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마초, 병원 깔보다 수명 짧아져
환자라는 낮은 위치 싫어하기 때문
남성우월주의자 남성은 병원에 가길 싫어하기 때문에 여자나 보통 남자보다 병에
잘 걸리고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러트거스 대학의 크리스텐 스프링거 교수 팀은 2004년 위스콘신 장수 연구에
참여한 중년 남성 1000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이들의 남성다움에 대한 믿음, 사회경제적
상태, 신체검사·독감예방접종·전립샘 검사 등 중년 남성이 받아야
하는 3가지 건강검진을 받았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이어 연구진은 이들에게 ‘집안의 주요한 물건을 살 때 의사 결정을 남편이 하는지’
‘남자가 여자 같은 일을 하면 거슬리는지’ 등을 물어 남성우월주의 정도를 8개
등급으로 나눴다.
분석 결과 남성우월주의가 강한 ‘마초’ 남성은 신체검사를 26% 덜 받았으며
전립샘 검사도 30% 덜 받았다. 3가지 검진을 모두 받은 경우도 온화한 성격의 남성보다
50%나 적었다.
보통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남성은 건강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더 건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직장에서 남자의 지위가 오를수록 건강관리가
오히려 소홀해질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공장 근로자나 트럭 운전사처럼 전형적인 ‘마초 맨’들은 의사를 자주 찾았지만
지위가 높은 남성우월주의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연구진은 마초적인 남자가 건강관리에 소홀한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환자라는 낮은 위치에 들어가 남성성이 제거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둘째, 더 자유롭고
주체적이어서 남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고 셋째, 필요하면 언제든지 치료를 받을
경제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스프링거 교수는 “남성성을 강조하는 문화가 남자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남자들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사회학 대회(American Sociological
Association)’에서 11일 발표됐으며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 MSNBC 인터넷판
등이 이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