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산화 보충제 암 예방 효과 ‘꽝’
국내 연구팀, 국제 학술지에 발표
과일이나 채소를 직접 먹지 않고 종합비타민 등 항산화 보충제를 먹으면 암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 명승권, 김열 전문의 연구팀은 항산화 보충제의 암
예방 효과를 연구한 국제 학술지 발표논문(1985년~2007년) 31개를 통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최근 국제 학술지 ‘종양학 연보(Annals of Oncology)’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비타민 A, 비타민 E, 베타카로틴, 셀레늄 등의 항산화 보충제를
먹은 사람(8만8000여명)은 그렇지 않은 사람(7만2000여명)에 비해 암 발생률이 0.05%
정도 낮아 차이가 거의 없었다. 또 항산화 보충제의 종류와 암의 종류, 개별 연구의
질적 수준에 따른 분석 결과에서도 암 예방 효과는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그러나 항산화 보충제 복용은 방광암 발병을 1.52배 정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명승권 전문의는 “이번 연구 결과 정상인과 암 진단을 받았던 환자 모두 항산화
보충제를 먹어도 암 예방 효과가 없었다”며 “항산화 보충제는 대개 합성제제인데
이런 합성제제의 효과는 과일이나 채소에서 발견되는 천연 항산화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효과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암 등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금연, 절주, 소식,
싱겁게 먹기, 과일과 야채의 충분한 섭취, 규칙적인 운동, 적정 체중유지가 중요하다”며
“합성 비타민류 같은 항산화 보충제를 별도로 과도하게 섭취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조언했다.
항산화제는 다른 물질의 산화를 늦추거나 막아주는 물질로, 활성산소에 의한 세포막의
지질과 단백질, DNA의 산화적 손상을 막아줘 암 예방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과일과 채소에 풍부하며 천연·합성 항산화 보충제의 형태로도 판매되고 있다.
미국 질병예방 특별위원회는 비타민 A, C, E, 종합비타민이나 기타 항산화 보충제가
암이나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는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미국 암협회
또한 암 치료 중 비타민이나 기타 보충제 복용하면 치료 효과를 감소시키는 등 해가
될 수 있다며 복용을 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