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의 '혈관 미주신경성'이란?
운동-대소변 때 흔히 발생하는 심장신경 이상 현상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조깅을 하던 중 쓰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진단명은 ‘혈관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혈액 및 심장 테스트
결과가 정상"이라는 내용의 건강진단서를 공개한지 20여 일만에 이런 일이 발생해
사르코지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얼마 전 인기 축구선수인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 루벤 데 라 레드가 혈관 미주신경성
실신을 진단받고 은퇴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혈관 미주신경성 실신은 심장신경에 일시적으로 이상이 생겨
정상인에게도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격렬한 운동을 직업으로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병이 치명적이라고는 볼 수는 없다”며 “주로 많이 놀라거나 긴장된 상태에서
발생하므로 예방을 위해서는 이러한 상황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고 말했다.
혈관
미주신경성 실신(vasovagal syncope)은 심장을 보호하는 미주신경이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맥박이 느려지면서 1분 안에 의식을 잃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 몸은 지나치게 긴장하면 중추신경이 이를 감지해 몸을 긴장시키는 교감신경에
제동을 걸고 몸을 쉬게 하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 시킨다. 이때 부교감신경인 미주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면서 심장 박동이 갑자기 느려지거나 혈관이 풀리면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지고 맥박이 느려지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부족하거나 중단돼 실신하게
되는 것이다.
대한응급의학회 어은경 홍보이사(이대 목동병원 교수)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접이나 시험을 볼 때, 과도하게 긴장하거나 갑작스런 운동과 이로
인한 탈수 증세가 나타났을 때, 끔찍한 장면을 보고 놀랐을 때 등의 상황에서 혈관 미주신경성 실신이
일어난다”며 “학창시절 애국조회나 지하철에서 갑자기 쓰러지거나, 주사 맞거나
바늘에 찔리면서 실신하는 현상도 이 실신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혈관 미주신경성 실신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신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 실신한 사람이 비슷한 상황에 높이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상생활 중 자주 실신을 하는 사람 중 젊은층은 빈혈, 중년층 이상은 뇌중풍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혈관 미주신경성 실신일 가능성이 높다.
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강형구 교수는 “민감한 사람은 대소변을 볼 때나 면도를
하다가 경동맥을 자극했을 때도 실신한다”며 “얼마 후 자연스럽게 의식을 회복하지만
다른 원인일 수도 있으므로 일단 실신하면 병원에서 검사를 해서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실신을 치료하는 확실한 방법은 없지만 합병증이 없어서 실신 등에 의해 넘어지면서
다치지만 않으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소변을 보는 중 의식을 잃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소변을 참았다가 보는 것을 피하고 바닥에 카페트 등 충격을 완충할 수 있는
것을 깔아 놓으면 쓰러질 때 부상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실신은 대개 서있는 자세에서 현기증, 시야 흐려짐, 구역질 등의 증세가 먼저
나타나므로 의식을 잃기 전에 자리에 주저 않아서 쉬면 뇌의 혈류양이 원상으로 회복돼
실신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생활에서 주의를 기울여도 실신이 자주 경험하면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
어은경 교수는 “주로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이 실신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므로 평소 여러 번 겪은 여성은 비슷한 상황을 닥치면 안정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무리한 운동 직후에도 실신이 발생할 수 있으니 과도한 운동과 장시간
움직이지 않고 서 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