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유’ 서번트 증후군, 맞어?

전문의 “자폐증 환자 중 서번트 증후군 드물어”

‘찬유’ 서번트 증후군, 맞어?시청률 40%를 웃도는 SBS TV 주말 연속극 찬란한 유산(약칭 ‘찬유’)이 25, 26일

마지막 2회를 남겨두고 있어 시청자들은 극중 얽히고 설킨 갈등구조가 어떻게 풀릴지

궁금증을 더한다. 주인공 은성(한효주 분)과 서번트 증후군 환자인 동생 은우(연준석

분)가 어떻게 만날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지도 관심거리 중 하나다.

지난 주 방영분에서 은우가 낯선 이의 차를 타고 가다가 뛰어내려 도망가는 장면이

나왔다. 은우는 자폐 3급 판정을 받았지만 피아노 연주에만은 남다른 소질을 보인다.

서번트 증후군 환자는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많이 소개됐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더스틴 호프만 주연 영화 ‘레인맨(rain man, 1988)’에서는 머릿속에 백과사전

전집이 저장돼있을 정도로 기억력이 뛰어난 자폐증 환자가 등장했고 실제 주인공인

킴픽은 전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됐다.

서번트 증후군이란 발달장애, 정신지체, 자폐증 등 정신 장애를 가진 사람이 특정

분야에 경이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번트 증후군은 정식 진단명으로 기록하는 의학 용어는 아니다. 의학계에서는

서번트 증후군 환자를 의미하는 영어 명칭인 이디오트 서번트(idiot savant: 천재

백치)로 흔히 쓰인다. 자폐증 환자 중 극히 일부에게만 나타나고 자폐증이 아닌 다른

정신 장애 환자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으므로 자폐증의 고유 증상으로 보지는 않는다.

자폐증의 주요 증상은 언어능력 장애와 사회성 발달 장애로 나눌 수 있다. 장애인

복지법에 따른 장애 분류에 의하면 1급 및 2급 환자는 지능지수가 70 이하이며 타인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이 힘들다.

3급 환자는 지능지수가 71 이상이며 타인의 도움이 간헐적으로 필요하다. 드라마

속 은우가 건물 명칭을 외워 길을 찾는 것도 3급 자페증 환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자폐증 환자의 70% 이상은 언어 발달에 문제를 드러내며 사회성 문제는 대부분이

겪고 있다. 자폐아 10명 중 1명 꼴로 서번트 증후군이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지만

이는 전철 노선도를 한 번 보고 역 이름을 기억하는 등 지엽적인 재주를 포함했을

때이며 진짜 천재적인 경우는 전 세계에 100명 정도라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매우

드물다. 실제 드라마 속 은우가 연주하는 ‘그리운 누나’, ‘spring rain'은 보통

피아노를 배우는 초등학생이라면 어렵지 않게 연주할만한 단순한 선율로 구성돼 있다.

일반인을 넘어서는 뛰어난 재주를 가진 것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아인슈타인, 뉴턴, 베토벤은 아스퍼거 증후군

일반적인 자폐증 환자는 지능 지수가 낮다. 반면 정상적인 지능을 갖고 있지만

사회적 상호작용에 결함이 있으며 특정 분야에 뛰어난 재주를 가진 사람은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 환자로 보기도 한다. 아인슈타인, 뉴턴, 베토벤 등이

이에 속한다.   

경희대병원 정신과 반건호 교수는 “자폐증 자체가 10만명 중 한 두명 꼴로 나타나는

데다 이 중 서번트 증후군이 있는 환자를 찾기 힘들기 때문에 샘플 자체가 적고 이들의

증상을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신체 기능 중 한 부분이 제 역할을 못하면 다른 부분에서 보완하는 인체의

보상능력에 의해 이러한 현상이 가능하다는 추측도 있다. 아인슈타인 등 유명인사도

사회성을 담당하는 뇌 부위 기능이 떨어지는 반면 천재적인 수학능력이 이를 보완한다는

설명이다. 반 교수는 “소아마비 환자가 목발을 많이 짚다보니 팔 힘이 강화되는

등 한 기능이 부족하면 다른 기능이 발달되는 인체의 신비한 사례들에 의해 자폐증으로

뇌기능 일부에 장애가 나타나면 예능이나 기억력 등 다른 측면에서 뛰어난 능력이

나타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화 레인맨의 주인공처럼 일반인의 10배 속도로 책을 읽는 등의 천재적

능력을 가졌다 한들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이상 별반 의미가 없고 실제 사회

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한계로 남는다.

자폐증은 뇌의 유전적 기질의 장애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대체로 예방은 힘들다.

치료는 언어발달, 사회성 두 가지를 키우는 훈련으로 이뤄진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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