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벨트 해도 어린이 척추부상 7배
뒷좌석 안전벨트가 어린이 몸집에 맞지 않기 때문
자동차 뒷좌석에는 18세 이하 자녀가 타는 경우가 많지만 뒷좌석은 어린이 체격에
맞는 경우가 거의 없다. 성인을 기준으로 좌석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뒷좌석에 타면 엉덩이를 등판에 대지 못하고 엉덩이를 앞으로 쭉 빼 삐딱하게 앉을
수밖에 없다. 이런 자세로는 안전벨트를 매도 사고 때 허리 부상 위험이 어른보다
7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의 줄리 브라운 교수 팀은 호주 2개 병원의 1999~2004년
자동차 사고 환자 기록을 토대로 16세 이하 어린이 중 허리를 다친 경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자동차 사고 때 12세 미만 어린이의 척추 부상 위험은 12세 이상 연령대보다
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들은 아주 어릴 때는 유아용 안전벨트를 사용하도록 의무화돼 있지만 보통
8살 정도가 되면 어린이용 안전벨트 없이 그냥 차량에 설치된 어른용 안전벨트를
사용한다.
유아용 안전벨트를 쓰기에는 몸이 크고 그렇다고 성인용 안전벨트를 매기에는
아직 몸이 작은 어린이를 위해 ‘부스터 안전벨트’(성인용 안전벨트에 맞도록 몸의
크기를 부풀려주는 안전벨트 보조기)가 시판되고 있지만 이를 이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브라운 교수는 “사고 때 충격을 줄이려면 안전벨트의 어깨 끈이 어깨와 가슴
중앙을 지나야 하고, 허리 끈은 골반뼈 위를 지나야 하지만 현재의 뒷좌석 안전벨트는
어린이에게 이런 조건을 맞춰 주지 못한다”며 “자녀의 키가 145cm 이상이 될 때까지는
부스터 안전벨트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어린이들의 교통 사고 부상을 막으려면 뒷좌석 안전벨트가 어린이
몸에 잘 맞을 수 있도록 뒷좌석의 디자인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 결과는 ‘아동 질환 기록(Archives of Disease in Childhood)’에 실렸으며
미국 방송 폭스뉴스 등이 16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