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달리기도 체급별로 나눠 뛰어야?

몸집 큰 선수가 인체공학적으로 절대 유리하기 때문

키가 크고 덩치도 큰 운동선수들이 과학적으로 더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달리기를 할 때 똑 같이 뛰어올라도 덩치 큰 선수가 더 먼저 땅에 떨어지며, 수영에서

같은 팔 동작을 해도 큰 선수의 팔이 더 먼저 물에 떨어져 기록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공학적 이유 때문에 100년 전과 비교하면 세계 정상급 운동선수들의 키와

몸무게가 더욱 커지고 있다. 1929년 100m를 10.4초에 달려 세계기록을 세운 미국의

에디 톨런은 170cm에 65.5kg이었다. 그러나 작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기록을 세운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는 196cm에 86kg으로 100m를 9.69초에 달렸다. 키는 26cm,

몸무게는 20.5kg이나 무거워진 것이다.

미국 듀크 대학의 공학 석사 조던 찰스 팀은 1900년 이후 세계 경기에서 우승한

선수들의 신체 사이즈와 경기 기록을 조사해 몸집과 속도의 관계를 파악했다. 그

결과 100년 동안 스피드와 관련된 세계기록은 항상 몸집이 큰 선수들이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사람들은 100년 전보다 키가 약 5cm 커진 데 불과하지만 세계 정상급 수영

선수의 키는 평균 12cm, 육상 선수는 16cm나 더 커졌다.

이런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클수록 빠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적으로

큰 동물이 작은 동물보다 거의 항상 빠르다는 것이다.

찰스는 “로마 시대의 달리기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당시 사람들의 몸무게는

현대인의 70%밖에 되지 않았다”며 “지금 100m를 13초에 뛰어야 우승한다면 로마

시대 사람들의 몸집으로 역산해 보면 14초에만 뛰어도 우승할 수 있었을 것”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권투, 레슬링, 역도에서 체급을 나눈 것은 큰 선수들이 더 잘 치켜올리고

밀고 때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인체 역학은 동일한데 어떤 운동은 체급별로 나눠

하고, 어떤 운동은 그렇지 않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앞으로 이런 육상, 수영 경기에서도

체급이 나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 결과는 ‘실험생물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데일리메일 등이 17일 보도했다.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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