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다발 만지면 스트레스 줄고 몸 안아파
돈 센 사람 “나는 강하다” 생각
우울한 사람에게 흔히 ‘행복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라’고 조언하지만 이보다는
돈을 하나하나 세는 게 우울한 기분을 떨치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중국 중산대학교 심리학과 연구진은 미국 미네소타대학, 플로리다주립대학 연구진과
함께 돈의 효과를 확인하는 몇 가지 실험을 했다. 첫 실험에서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100달러 지폐 80장을 세게 했고 다른 그룹은 그냥 종이
80장을 세게 했다.
이어 전체 참가자들은 ‘사이퍼볼’이라는 컴퓨터 게임을 했는데, 참가자 중 일부는
고의적으로 게임에서 제외됐다. 게임에서 제외된 사람은 약이 오르게 마련이지만
돈을 센 사람은 종이를 센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가 덜했다.
두 번째 실험은 뜨거운 물에 30초 동안 손을 담그는 것이었다. 놀랍게도 돈을
센 사람들은 물을 덜 뜨겁게 생각했고 신체적인 고통도 적었다. 돈을 센 사람들은
스스로를 더 강하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실험은 약간 변형된 것으로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지난달 금전 지출 목록을 쓰게 했고, 다른 그룹은 지난달 날씨에 대해 글을
쓰게 했다. 그런 뒤 사이퍼볼 게임에서 제외하는 실험과 뜨거운 물에 손 담기 실험을
하고 반응을 관찰했다.
금전 지출 목록을 쓴 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날씨에 대해 쓴 사람들보다 더
큰 스트레스와 고통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으로 마음은
물론 몸까지도 고통을 더 잘 느끼는 상태로 바뀌었다는 증거다.
연구진은 “돈에 대한 생각이 사람의 마음은 물론 몸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 결과는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실렸으며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일간지 유에스에이 투데이 온라인 판 등이
15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