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콘돔 힘합쳐야 ‘바캉스실수’ 막아
바캉스 베이비-성병 모두 막는 효과
휴가를
떠나는 성인 남녀에게는 여행 필수품이 있다. 피임약과 콘돔이다. 들뜬 기분에 낯선
상대와 ‘원나잇’을 즐길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피임이 목적이라면 여자는
피임약, 남자는 콘돔을 사용하면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여러 성병이 증가
추세에 있으므로 원치 않는 임신과 성병을 확실하게 예방하려면 피임약과 콘돔을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클라미디아 감염증, 임질, 매독, 성기 단순포진, 첨규
콘딜롬 등 여러 성병이 증가 추세다. 성병 중에서도 가장 많고 증가율도 높은 성병은
클라미디아 감염증. 2006년 2978, 07년 3196, 08년 3501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해마다 9000만 명 정도가 감염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클라미디어 감염증 가장 많고 증가 빨라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 윤하나 홍보이사(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성개방과
함께 성병도 늘고 있다”며 “임질과 매독은 감염 여부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지만
클라미디아는 의사가 아니면 확인하기 어려운 것도 증가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15 종류의 클라미디아(chlamydia)라는 미생물에 감염돼 생기는 클라미디아 감염증은
주로 성행위를 통해 옮겨진다. 단 한 차례의 성행위에도 감염 위험이 있다. 임질
환자의 4~35%, 남성 비임균성 요도염 환자의 25~60%에서 클라미디아가 검출된다.
1~3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는데 여성은 질 분비물에서 냄새가 나거나
증상을 거의 자각할 수 없다. 남성에겐 가렵고 노란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남자가 먼저 감염 발견하면 여자에 알려야
쉽게 드러나지 않는 증상 때문에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합병증이 발생한다.
피임연구회 이임순 회장(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는 “여성은 난관염, 골반염, 난관이
좁아지는 난관협착 등이 생기고 심하면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남자도 고환염
등으로 발전해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료는 클라미디아 감염증만 있다면 7일 정도 약물을 복용하면 되고 골반염 등
복합성 감염이라면 시간이 두 배로 걸린다.
예방법은 콘돔을 착용하는 것, 또는 믿을 만한 사람과만 성행위를 하는 것이다.
윤하나 교수는 “여성은 생식기 구조상 증상을 모르거나 늦게 알게 되므로 남성이
먼저 클라미디아감염증을 진단받으면 성관계를 가졌던 여성에게 반드시 알려 줘야
한다”며 “그래야 여성이 빨리 치료 받고 추가 감염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임순 교수는 “성병은 성기를 잘 씻는다고 예방되는 것이 아니다”며 “외국에서는
성관계 때 피임약과 콘돔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 유행하고 있는데 한국도 이런 풍조가
정착되면 원치 않는 임신과 성병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