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입원으로 보는 폐렴
과거 병력있는 노인은 스트레스-과로 때문 재발 가능
김대중 전 대통령(84)이 13일 오후 4시40분께 감기 기운과 미열이 나는 등 폐렴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어 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
병원 관계자는 “폐렴인지 여부에 대한 정밀검사가 필요해 입원한 것”이라며
“응급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5년 8월과 9월에도 폐렴
증세로 입원했고 지난해 7월말에는 건강검진을 위해 입원한 적이 있다.
폐렴은 세균이나 박테리아의 침입으로 폐의 공기 주머니에 염증이 일어나 생긴다.
염증 때문에 염증 분비물과 백혈구가 공기 주머니에 쌓이면 산소가 혈액 안으로 들어가지
못해 문제가 생긴다. 폐렴의 대표적 증상인 급성 발열, 심한 기침이 나타나는 원인이다.
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 호흡기 내과 장준 교수는 “65세 이상의 노인에서 특별히
폐렴 발생률이 더 높은 것은 아니지만 일단 폐렴에 걸린 노인 환자의 80% 이상은
입원이 필요하다”며 “입원 기간도 노인 환자는 젊은 환자보다 두 배 정도나 길다”고
설명했다.
중앙대병원 호흡기내과 신종욱 교수는 “이전에 폐렴을 앓았던 사람은 증상이
호전이 됐어도 극심한 스트레스나 과로를 겪으면 다시 폐렴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폐렴은 신생아, 노인, 에이즈 환자 같은 면역력 질환자,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자들이
잘 걸린다. 흡연, 알코올중독 또는 영양부족이 있어도 폐렴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장준 교수는 “노인 환자는 폐렴이 있더라도 열이 나지 않고 의식이 나빠지는
경우가 흔하다”며 “폐렴의 특징적 증상 없이 식욕부진, 전신 무력감, 기력 쇠퇴,
혼동, 헛소리, 가래 끓는 소리, 입술이나 손발의 청색증, 복통, 대소변을 못 가리는
등 막연하고 뚜렷하지 않은 증상이 나타나는 수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폐렴의 증상은 감기나 독감과 비슷하다. 콧물이 흐르고 한기를 느끼며
몸에선 열이 난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나타난 며칠 뒤 2차적으로 몸에서 열이 다시
나고 기침이 심해지면서 콧물 등 분비물이 많아지면 폐렴을 의심할 수 있다. 체온이
올랐다가 일단 가라앉은 뒤 다시 올라간다는 것은 감기 또는 독감이 아니라 폐렴일
수 있다는 증거다.
신종욱 교수는 “평소 정신적, 육체적으로 안정을 취하고 규칙적 식습관과 운동을
함으로써 폐렴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