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먼저, 아우 먼저”는 진화결과
임무 교대, 다른 동물에게서도 가능
어떤 임무를 교대로 하는 것은 사람만의 특징이 아니며 진화의 산물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레스터 대 심리학과 앤드루 콜만 교수와 린제이 브라우닝 박사팀은 인간뿐
아니라 상당수 동물이 무엇인가를 번갈아가며 한다는 점에 착안해서 이유를 분석했다.
콜만 교수는 “사람은 언어의 도움을 받아 설거지와 자녀 등교시키기 등을 번갈아
한다”면서 “원숭이, 새, 영양 등의 동물은 말은 못하지만 서로 번갈아가며 털 고르기
같은 몸치장을 해주고 남극 펭귄 부부는 먹이를 잡는 일과 새끼를 품는 일을 돌아가면서
맡는다”고 말했다.
콜만은 “이런 행동은 너무도 자연스럽기 때문에 왜, 어떻게 하게 됐는지 전혀
의문을 품지 않았었다”며 “그러나 교대로 무엇을 하는 것은 언어와 교육 없이 종을
거쳐 진화해왔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어떻게 유전적 변화가 진행돼 동물들이 자연스럽게 교대임무를 수행하는지를
밝히기 위해 진화에 관한 이론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수 천 세대의 동물을
분석했다.
콜만은 “처음에는 최소한 2개의 유전적 특징을 가진 종이 따로 어떤 임무를 수행하다가
어느 순간 우연히 협동을 하게 되고 임무를 교대로 하는 것으로 진화했다”면서 “유전적
다양성이 교대임무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연구에 사용된 동물은 말을 못하고 자기 밖에 모르도록
프로그램 된 로봇과도 같은 존재였지만 완벽하게 동등한 관계에서 서로 임무를 교대했다”면서
“이는 협동이 항상 자비심과 사려 깊은 계획에 따라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임무 교대는 다윈의 자연선택설에서 등장하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유도된 진화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진화 생태학 리서치(Evolutionary Ecology Research)’
9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며 영국일간지 텔레그래프, 데일리메일 온라인판 등이 9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