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냄새, 코는 몰라도 뇌는 안다
두려움 느낀 다른 사람 땀냄새 맡으면 뇌 감정부위 활성화
두려워서 나는 땀의 냄새는 운동할 때 나는 땀 냄새와 다르며, 이러한 차이를
코는 구분 못해도 뇌는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뒤셀도르프대학 베티나 파우제 교수 팀은 대학생 49명을 대상으로 공포의
땀 냄새와 운동의 땀 냄새를 구분할 수 있는지 실험했다. 연구 팀은 학생들이 졸업의
마지막 관문인 구두시험을 치르기 한 시간 전에 겨드랑이 땀을 채취했다. 또한 같은
학생들이 자전거 운동을 할 때 나오는 땀도 채취했다.
학생들은 채취 전 24시간 동안 마늘, 양파, 아스파라거스처럼 냄새가 강한 음식을
먹지 않았으며 탈취제도 사용하지 않았다. 오직 연구진인 제공한 비누로 겨드랑이를
씻었다.
연구진은 이들의 땀이 밴 패드의 냄새를 다른 학생 28명이 맡도록 하면서 이들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했다. 그랬더니 코로 공포의 땀과 운동의 땀을 구분한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뇌는 두 냄새를 구분했다. 공포의 땀을 맡을 때는
감정과 사회 신호를 관장하는 뇌 부위가 활성화 됐으며 감정이입을 담당하는 지역도
밝아졌다.
타인의 감정을 내 감정처럼 느끼는 감정이입 담당 부위가 반응했다는 것은 한
사람의 감정이 감정이입돼 다른 사람도 공포를 함께 느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수
백 만년 동안 진화된 이 반응은 한 사람이 위험을 감지하고 공포 냄새를 배출하면
가족이나 집단이 빠르게 이를 알도록 한다.
두려움의 냄새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한 연구는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린 사람 20명의 땀을 채취해 다른 사람에게 맡게 한 결과 두려움과
연관된 뇌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했다. 2002년의 다른 연구는 공포영화를 본
여자의 땀냄새가 더 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파우제 교수 팀의 연구 결과는 미국 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으며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인터넷판 등이 1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