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정쩡 대인관계, 나쁜 사이보다 더나빠
관계정립 위해 뭔가 해야 하므로 큰 스트레스
흔히 인간관계는 좋거나 나쁜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또 다른 인간관계도
있으니 그건 어정쩡한 관계다. 사이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아주 남
대하듯 할 수도 없는 ‘정립 안 된’ 관계다. 직장에서 가장 피곤한 대인관계는 나쁜
관계가 아니라 이처럼 어정쩡한 관계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고텐부르그대학의 심리학과 대학원생 안 아른텐은 박사학위 논문을 위해
직장인 900여 명을 인터뷰하며 인간관계를 체크했다. 그 결과 어정쩡한 관계일 때
우울증, 불안, 심신적 스트레스 반응이 가장 심각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 연구에서 두드러진 것은 ‘나쁜 인간관계는 어정쩡한 인간관계보다 낫다’는
것이었다. 나쁜 관계로 정착되면 더 이상 애를 쓸 필요가 없고 현실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므로 덜 힘들다는 지적이다. 반면 어정쩡한 관계는 상태 개선을 위해 뭔가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주기 때문에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로 고통받는 것은 여자가 남자보다 더 심했다. 인간관계가
잘 작동되지 않는 여직원은 불안과 스트레스, 불면증이 더 심했다.
눈에 잘 띄지 않을 만큼 작은 인간관계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졌다. 대인관계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람의 몸과 마음은 그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 노력한다. 점심시간과 휴식 등으로 이런 스트레스를 풀 기회가
주어져야지 그렇지 않고 시간외 근무가 잦고 일을 집에서까지 하는 경우가 늘어나면
쌓여진 스트레스는 어느 순간 폭발점에 이른다고 이 논문은 밝혔다.
그리고 이처럼 폭발 단계에 이르면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업무 능률과 문제해결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이 논문은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6월29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