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지교? “아이에겐 극심한 스트레스”
3번 이사, 자살시도 갑절로 높여
아이의 교육을 위해 이사를 생각하는 부모가 적지 않지만 아이가 이사로 받는
스트레스는 자살률을 높일 만큼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됐다.
덴마크 오르후스대 핑 친 박사팀은 자살로 사망한 아이 79명을 포함해 자살 시도로
병원에 온 11~17세 아이 4160명과 자살을 시도한 적 없는 청소년 12만4800명을 비교,
이사와 자살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3번 이상 이사한 집안의 10대는 이사를 한 적이 없는 10대보다 자살 시도가
2배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0번 이상 이사를 다닌 아이는 이사한 적 없는
아이에 비해 자살 시도율이 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친 박사는 “동요하기 쉬운 청소년기에 이사를 가면 정신적 쇼크를 더 받을 수
있다”며 “거주지 변화는 종종 친구들과의 관계를 끊는 결과를 초래하고 새로운
환경에 대한 걱정과 스트레스를 불러온다”고 말했다.
부모가 이사 문제를 해결하느라 자녀가 받은 충격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 “이 때 아이들은 무시됐다는 느낌과 주위에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전혀 없다고 느낄 수 있다”고 친 박사는 말했다.
따라서 이사를 할 때 부모는 아이의 심리상태에 대해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하며
아이가 뿌루퉁해 있거나 외롭게 두지 말아야 한다. 미국 뉴욕 프레스비테리언병원
정신과 의사 앨런 마네비츠는 “아이에게 우울증 증세나 어떤 행동 변화가 나타나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며 “죽음에 대한 말은 절대 무심코 넘겨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사로 인한 아이의 충격을 덜기 위한 방법으로 “이전 동네의 친구와 이메일이나
화상전화로 연락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예전 동네의 친구를 새 집으로 초대하라”고
조언했다.
미국 일리노이대 패트릭 톨란 교수는 “이사를 계획할 때 아이와 함께 논의하고
이사하기 전에 새로운 집과 이웃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이사로 인한 충격을
덜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MSNBC 방송 온라인판 등이 26일 보도했으며 ‘정신의학지(Archives
of Psychiatr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