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 앗아간 급성심정지 왜 생기나
약물 과다복용 등으로 심장 멈춰…5분내 처치 못하면 사망
마이클 잭슨의 사망 원인은 아직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검시국이 최종 발표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간의 보도를 통해 볼 때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급성 심정지’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김병진 교수는 “마이클 잭슨의 사인은 부검 결과가
나와야 정확히 알겠지만 50세란 나이가 적은 나이가 아니고 또 연예계 생활에서 약물
등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이런 요인으로 인한 급성 심정지를
의심할 수 있다”며 “평소 심장병 위험인자가 없었더라도 최근 콘서트를 앞두고
받았을 심적 스트레스가 그에게 크게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급성 심정지는 전신으로 신선한 혈액을 뿜어내는 심장의 심실(심장의 아래쪽)이
여러 원인 때문에 갑자기 분당 400-600회 정도로 고속도로 수축하는 증상이다. 편안할
때의 심실 박동수는 보통 분당 60-100회 정도다.
심실이 이렇게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고속 박동을 시작하면 심장에서 피가 전혀
뿜어져 나가지 못하게 된다. 심실이 초고속도로 수축하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혈액
공급이 전혀 안 되는 것이다. 급성 심정지가 일어나면 피가 공급되지 않으므로 전신에
문제가 생기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뇌 세포가
죽기 때문이다.
이렇기 때문에 급성 심정지가 일어난 뒤 5분 이내에 심폐소생술 등을 시행하지
않으면 호흡이 멈추면서 사망하게 된다. 마이클 잭슨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호흡이 멈춘 상태였다고 보도됐다.
급성 심정지와 심근경색은 달라
급성 심정지는 심근경색과는 다르다. 심근경색은 심장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 등으로 막히면서 심장 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해 심장 세포가 괴사하면서
일어나는 증세다. 심근경색은 가슴 통증, 왼팔 저림, 빠르고 불규칙한 심장 박동
등의 증세를 나타낸다.
이런 증세 없이 갑자기 심근경색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는데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서
이런 ‘조용한 심근경색’이 잘 나타난다. 심근경색이 급성 심정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의 심장 전문의면서 미국 심장학회의 전 회장인 더글러스 자입스
교수는 마이클 잭슨의 사망에 대해 언급하면서 “급성 심정지는 가슴 통증이나 숨가쁨
같은 증상 없이 갑자기 나타날 수 있으며, 이렇게 아무 증상 없이 급성 심정지를
당하는 사람이 전체 급성 심정지 환자의 30-50%나 된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심장 문제가 있는 줄 전혀 모르고 있다가 급성 심정지라는
치명적인 사태를 겪고서야 심장 질환의 존재를 알게 되기도 한다고 자입스 교수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