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중 섭식, 출산 결과와 무관
【런던】혹시 모를 위험 때문에 분만 중 금지해 왔던 음식물 섭취가 출산
결과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런던대학 킹즈컬리지 산부인과 앤드류 쉐넌(Andrew Shennan) 교수팀이 BMJ에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분만시간, 분만보조(겸자 분만이나 흡인분만)의 적응, 제왕절개율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940년대 이후 응급 제왕절개 가능성이 있는 여성의 경우 전신마취 상태에서는
폐로 음식물이 들어갈 수 있어 분만 중에는 섭식을 금지하는게 관행이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제왕절개시에도 국소 마취가 많이 이용되면서 폐로 음식물이
들어가는 경우가 크게 줄어들었다.
또한 분만 중의 섭식 금지가 오히려 산모와 태아, 분만 진행에 별로 좋지 않다고
지적도 나오면서 섭식금지 대책에 대한 의문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5건의 연구에서는 분만 중의 섭식에 대해 뚜렷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이번 시험에서는 2001년 6월∼06년 4월에 가이즈 앤 성토마스병원(런던)에서 초산을
앞둔 건강한 여성 2,426례를 등록 하여 섭식군과 물만 마신 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섭식군에는 빵이나 과자, 과일, 저지방 요구르트, 스포츠 드링크, 과일주스 등
일반적으로 가벼운 음식을, 물만 마신 군에는 얼음조각과 물만 먹도록 했다.
그리고 나이, 인종, 분만전 6시간과 분만중의 섭식, 구토, 경정맥보액의 필요성을
기록했다.
그 결과, 자연분만율은 양쪽군 모두 44%로 같았으며 평균 분만시간(섭식군 597분
, 섭수군 612분), 제왕절개율(각각 30%, 30%), 구토 발생률(35%, 34%) 모두 임상적으로
유의차가 없었다. 또한 신생아 상태와 특별치료실에 수용되는 비율도 같았다.
쉐넌 교수는 “이번 결과에서는 섭식으로 인해 분만시간의 단축이나 정상분만율을
낮추지 않아 섭식은 해가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식사로 인해 산모는 평소처럼
건강을 유지하기 쉬울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섭식을 금지하는 것은 정당화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센트럴랭커셔대학 수 도운(Soo Downe) 교수는 관련논평(2009; 338: b732)에서
“이번 결과는 이 문제와 관련해 역대 최선의 에비던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정상분만이고
위험이 낮은 여성은 음식이나 물을 섭취할 수 있다는 영국립임상평가연구소(NICE)의
최신 가이드라인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수는 또 이번 결과가 다른 조건하에서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