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암, 줄기세포에서 비롯”
교모세포종 신경줄기세포 기원 확인
상당수 암이 줄기세포에서부터 싹 튼다는 것을 암시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뇌종양의 대표적 종류인 교모세포종이 신경줄기세포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알려주는
동물실험 결과가 발표된 것. 지금까지 의학계에서는 암과 줄기세포의 관계에 대해
의혹의 시선을 보냈지만, 이번에 실체가 좀 더 명확히 드러난 것이다.
뇌 신경교세포의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은 뇌종양의 12~15%를 차지하며 존 F.
케네디의 동생 애드워드 캐네디도 앓았던 암이다. 이 질환은 수술, 방사선요법, 항암치료
등 가능한 모든 치료요법을 시도해도 치료가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20년 동안의
연구에서도 생존율을 모르는 병이기도 한다.
미국 미시간대 의대 세포발달생물학 위안 주 박사팀은 실험용 쥐의 중추신경계에
있는 P53 유전자와 뇌종양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유전자 보호자’로 알려진 P53은
다른 유전자에 영향을 끼쳐 암 발병을 억제하는 유전자다.
실험 결과 교모세포종은 뇌의 하부뇌실질(Subventricular Zone.SVZ)에 있는 신경줄기세포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뇌종양이 P53 유전자 하나의
유전자 변형만으로도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내고 이번에는 P53유전자에 표시를
해서 세포의 각 단계별로 추적해서 어느 단계에서 암이 생기는지 확인했다. 연구진은
신경줄기세포 단계에서 P53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SVZ에 있는 신경줄기세포는 보통 때에는 특정 신경세포로 분화되면서 SVZ
밖으로 이동하지만 P53 유전자가 변형되면 신경줄기세포가 분화되지 않은 채 SVZ
밖으로 나왔다는 것.
주 박사는 “쥐 실험 결과 신경줄기세포는 유전자 변형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
암세포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며 “초기 단계의 암세포는 일반 줄기세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뇌종양을 억제하는 핵심 유전자의 변형으로 신경줄기세포에서
뇌종양이 비롯된다는 의미다.
그는 “쥐 실험 결과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뇌종양도 SVZ의 신경줄기세포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 뇌종양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종양뿐 아니라 SVZ의
신경줄기세포를 직접적으로 관리해야 함을 의미한다”며 “뇌종양의 조기 진단과
치료를 위해 SVZ의 신경세포를 좀 더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캔서 셀(Cancer Cell)’에 2일 게재됐으며,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6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