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입병 걸린 12개월 여아 뇌사 상태
한달 만에 두 번째…“뇌염 백신과 상관없다”
지난 5월5일 손발입병(수족구병)에 따른 뇌염 합병증으로 생후 12개월 여자 아이가 숨진 데 이어 이번에도 생후 12개월 된 여자아이가 손발입병에 의한 합병증으로 뇌사 상태에 빠져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5일 서울에 사는 12개월 여아가 엔테로바이러스 71에 의한 손발입병으로 현재 뇌사 상태라며, 올 들어 이 병의 합병증 동반 사례가 모두 18건 확인됐으며 이 중 14건에서 엔테로바이러스 71형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엔테로바이러스 71형은 중국에서 유행하는 손발입병 유발 바이러스다.
뇌사 상태인 여아는 지난 5월26일 손에 발진이 생겨 소아과에서 진료를 받은 뒤 발진이 사라지고 특이 증상이 없어 3일이 지난 29일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받았다. 그러나 30일부터 발열과 구토 증상을 보여 해열제를 복용하고 잠시 회복됐으나 다시 6월1일 발열과 경련 증상이 생겨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이후 폐출혈 등을 보였으며 현재는 뇌사 상태라고 질병관리본부는 밝혔다.
하정훈 소아과 원장은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한 뒤 이 아이의 증상이 심각해졌다고 해서 일본뇌염 생백신과의 연관성을 얘기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며 “엔테로바이러스 71형으로 발생하는 수족구병은 1~2 주 정도 잠복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잠깐 좋아졌다가 다시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어린이가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았으며 형제자매도 없고 손발입병 증상이 있는 다른 아이와 접촉한 경로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중앙대용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임민석 교수는 “수족구병은 접촉이나 침방울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손발입병은 생후 6개월에서 5세까지의 영유아들에게 주로 발생하며 흔한 장바이러스인 콕사키바이러스 같은 엔테로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증세는 미열과 이마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면서 혀와 볼 점막, 잇몸과 입술, 손, 발 등에 수포성 발진이 생긴다. 이 발진은 1주일 정도 지나면 없어진다.
대부분 가벼운 증상으로 끝나지만 일부 아동에게선 무균성 뇌수막염이나 뇌염 등 합병증이 발생하면서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전염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대변 또는 호흡기 분비물인 침, 가래, 코 등을 통해 이뤄진다. 감염된 사람이 대변을 보거나 코를 만진 뒤 손을 씻지 않고 다른 물건을 만지면 그 물건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손발입병 예방수칙
△배변 뒤 또는 식사전후 손 씻기
△기저귀 갈아 줄 때마다 손 씻기
△끓인 물 마시기
△환자와 접촉을 피하고 외출 뒤 양치질과 손 씻기
△환자의 배설물이 묻은 옷 등을 철저히 소독하기
△손발입병에 감염된 어린이와의 입맞춤, 안아주기, 생활용품 함께 쓰기 등 하지 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