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낙태율 상관없어…단지 말하지 않을뿐
보수적 기독교인이 낙태 사실 공개 가장 꺼려
미혼 여성이 낙태를 할지 말지를 결정할 때 종교가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제이대학의 아미 아담즈키 교수 팀은 125개 학교의 임신 경험이 있는 14~26세의
젊은 미혼 여성 1504명을 대상으로 종교 활동 정도와 낙태 경험을 물었다. 이들 중
낙태 경험이 있는 여성은 25%였다.
조사 결과 이들 여성들의 종교에 헌신하는 정도는 낙태에 아무 영향도 끼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종교심이 깊다고 해서 낙태를 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립 기독교계 학교 여학생의 경우 낙태 경험률이 더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사립 기독교계 학교는 꼭 신앙심 때문에 들어가는 게 아니고 여러 다양한 목적으로
입학하므로 기독교 학교이기 때문에 낙태가 더 많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단 낙태에 관한 한 신앙인과 보통 여성의 차이라면 독실한 기독교인일수록 낙태를
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낙태를 했다는 사실을 밝히길 꺼려한다는 것이다. 보수적인
개신교 신자는 일반 개신교 신자, 천주교 신자, 기독교 이외의 다른 종교를 가진
여성보다 낙태 사실을 밝히길 더 꺼려했기 때문이다.
신앙인들의 이러한 낙태 실태는 낙태 반대론자들의 중심이 기독교 교단이고, 일부
과격한 신자들은 낙태를 해 주는 산부인과 의사를 사살한 적도 있다는 점을 돌이켜
본다면 앞뒤가 다른 현실이랄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대해 아담즈키 교수는 “젊은 미혼 여성들이 아이를 낳을지 말지에
대해 고민할 때 종교적 가치를 내세우기에는 사회적, 재정적 여건에 어려움이 많다는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건강과 사회 행동 저널(Journal of Health and Social Behavior)’
6월호에 실렸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트
사이언스 데일리 등이 1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