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대체요법, 폐암 위험 높여
흡연자, 호르몬제제 먹어선 안돼
폐경기 여성들을 위한 호르몬대체요법이 폐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60%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호르몬대체요법은 폐경기 여성들의 우울증, 안면홍조, 불면증
등 증세를 완화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지만 2002년 유방암과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져 치료법 유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태이며 폐암 위험까지 높인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발표됐다.
미국립보건원은 ‘여성건강기초연구(Women’s Health Initiative Study)’의 일환으로
호르몬대체제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폐경기여성에게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이 혼합된 약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했지만 2002년 임상시험 참가 여성에게서
유방암, 심장병, 폐색전증 등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중단됐다.
이 연구를 진행했던 미국 UCLA병원의 로완 클레보프스키 박사는 참가자들을 계속
관찰했다.
이에 따르면 호르몬제제를 먹은 8000여 명 중 96명이 비소세포성 폐암에 걸렸다.
호르몬제제를 먹지 않은 여성 중 폐암에 걸린 사람은 72명이었다. 이 정도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아니어서 우연에 의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호르몬제제를 먹은 사람 중 폐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67명으로 호르몬제제를
먹지 않고 폐암으로 사망한 사람 39명에 비해 훨씬 많았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대상으로 비교했더니 호르몬제제를 먹은 사망자는 3.4%였고,
호르몬제제를 먹지 않은 사망자는 2.3%였다. 비흡연자 비교에서는 호르몬제제를 먹은
사망자는 0.2%, 호르몬제제를 먹지 않은 사망자는 0.1%였다.
클레보프스키 박사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호르몬 대체제를 먹어서는 안된다”며
“이 사실을 미리 알아 흡연자에게 호르몬제제를 먹지 않게 했다면 매년 100여 명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연구결과는 29일부터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차학술대회에서 발표됐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주요하게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