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토착화까지 2~3년 걸릴 것”
계절성으로 토착화될 때까지 백신 등 마련해야
신종플루는 이제 열흘째 국내 감염환자가 나타나지 않고 독성도 약하다고 결론
내려져 일단 심각한 상황은 지나갔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토착화되면서 계절성 독감으로 나타날 때까지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아시아독감이나 홍콩독감처럼 지난 세기
인류에게 치명적인 위협을 가했던 새로운 형태의 인플루엔자가 점차 토착화돼 계절성
인플루엔자가 됐던 경험으로 볼 때 이번 신종플루 역시 앞으로 2~3년 뒤에 계절성
인플루엔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 때까지 2~3회 약하게 또는 강하게 신종플루가
유행할 것이므로 지금 소강상태라고 방심하면 안 되고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플루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는 △백신을 대량 생산해 보급하고 △현재
쓰이는 항바이러스제에 내성이 생길 것에 대비해 새로운 항바이러스 약을 개발하고
△의료진의 전문성을 높이며 △국민을 대상으로 예방 및 대처 교육을 강화하는 것
등이 제안된다.
감염자 90%, 약 없이 휴식만 취해도 회복
신종플루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지만 독성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글로벌 인플루엔자 프로그램 책임지도자인
신도 니키는 12일 기자회견에서 “신종플루 감염자 대부분은 휴식과 수분 공급만으로도
회복되고 환자의 10%에만 타미플루나 릴렌자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면 된다”고
밝혔다.
국내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대유행 대응 연구단이 최근 발표한 ‘신종플루와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비교 분석 보고서’도 신종플루의 유전자 구조에는 치명적 독성(고병원성)을
보일만한 특이 요인이 없다고 밝혔다.
전염병이 대유행 단계에 들어가려면 △신형 바이러스가 출현하고 △환자가 여럿
발생하며 △독성이 강하고 △예방백신이 없는 등의 4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그러나 신종플루는 독성이 낮고 예방백신은 현재 개발 중이기 때문이 당장은 대유행까지
이르지 못할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자문기구인 ‘공중보건 위기대비 대응 자문위원회’의 방지환
교수(국립의료원 감염센터)는 “신종플루는 조류독감보다 확산 속도는 빠르지만 사망률은
낮아 이번 유행에서 큰 피해를 주지 못할 것”이라며 “다시 유행할 때는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내성이 강한 변종들이 나타날 위험이 있으므로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