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탓에 대왕거미 출현?
여름 길어지면서 암컷 거미 몸 커지고 껍질 두꺼워져
지구 온난화로 독거미의 몸집이 커지고 껍질이 두꺼워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오르후스대학 연구진은 털이 많고 육식을 하는 그린란드 독거미를
10년 동안 관찰한 결과, 지구 온난화 탓에 매우 빠른 속도로 이 독거미의 몸집이
커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 같은 몸집의 크기 변화는 암컷 거미에서 두드러졌다. 1997년에는 새해가
시작되고 160일 만에 그린란드에 봄이 찾아왔지만, 2007년엔 143일 만에 봄이 다가왔다.
1997년에 그린란드 독거미 암컷의 몸집은 수컷보다 약간 큰 정도였지만 2007년에는
수컷보다 평균 2%나 몸집이 더 커졌다.
몸을 둘러싼 껍질의 두께도 두꺼워졌다. 봄이 오는 시기가 예년보다 30일 빨라지면
거미의 겉껍질은 10% 더 두꺼워진다. 반대로 평년보다 추운 해에는 겉껍질 두께가
얇아졌다. 이 거미의 겉껍질 두께는 연구 초기 평균 2.6mm에서 10년 뒤 2.65mm로
2% 증가했다. 연구진은 “동물의 진화 속도로 볼 때 10년 만에 나타난 이 정도 차이는
대단한 변화”라고 말했다.
암컷의 몸집이 특히 더 커지기 때문에 연구진은 앞으로 이 독거미들이 더욱 많은
새끼를 낳거나 더 큰 새끼를 낳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거미가 더 커지는 이유는 아직 정확히 모른다. 연구진은
온난화로 봄이 일찍 시작되면서 거미의 사냥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또 여름이 길어질수록 거미가 평생 동안 탈피를 더 자주 할 수 있어 몸집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연구진은 앞으로 이처럼 거대해진 거미가 지역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학회 전문지 ‘생물학 통신(Biology Letters)’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내셔널 지오그래픽, 환경 관련 매체 에코 월들리 온라인판 등이 최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