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희 교수 별세로 보는 유방암과 전이
“유방암 재발가능성 높아, 완치 표현 삼가야”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고, 나는 지금 내 생활에서 그것이 진정
기적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난 이 책이 오롯이 기적의 책이 됐으면 한다.” (고
장영희 지음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에서)
암 투병 중이던 수필가이자 영문학자 장영희(57) 서강대 교수(영미어문·영미문화과)가
9일 낮 12시 50분 별세했다. 태어난 지 1년 만에 소아마비 장애인 판정을 받은
장 교수는 지난 2001년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치료를 했으나 2004년 암세포가 척추와
간으로 전이돼 최근까지 투병해 왔다.
암 투병 중에도 집필 활동과 강의를 계속해 ‘희망을 몸으로 보여 주는 사람’이라
불렸던 장 교수의 빈소(신촌 세브란스병원)에는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유방암은 한국 여성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 가운데 하나로 47~8세 여성에서 발견이
가장 많다. 암은 뼈, 폐, 간 등으로 가장 많이 전이가 이뤄지며 뼈로 전이되는 경우는
두개골이나 골반뼈처럼 우리 몸의 축을 이루는 뼈에 더 잘 퍼진다. 장 교수도 유방암이
척추뼈, 간으로 전이됐다.
보통 암은 5년 안에 재발할 가능성이 95%나 되기 때문에 5년 생존율을 따져 암의
완치 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유방암은 다른 암과는 달리 더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특징이 있다.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이정언 교수는 “유방암은 5년 안에 재발할
가능성이 3분의 2이고, 나머지 3분의 1은 10년, 20년 뒤에도 올 수 있기 때문에 치료
기간이 비교적 길고 따라서 완치라는 단어를 함부로 쓰면 안 된다”고 말했다.
생리 뒤 자가진단으로 조기 발견 노력해야
유방암과 싸우는 데는 빨리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 유방암은 1, 2기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이 교수는 “유방암은 빨리 발견할 수 있는데 아직
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유방 자가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방암 조기 검진 요령
△40대 후반 여성에게 유방암이 많이 발견되므로 40세 이상 여성은 매년 유방
전문의에게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가족 중 유방암에 걸린 사람이 있거나 10대 때 림프종으로 가슴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여성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그러므로 이들은 40세가 되지 않았더라도
유방암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유방 자가검진이 있다. 생리가 끝나는 날
또는 생리가 끝난 뒤 3~4일 안에 가슴을 만져 멍울 등이 생기지 않았나 살핀다. 생리를
하지 않는 여성은 매달 같은 날을 정해 정기적으로 자신의 가슴을 만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