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검증받으며 줄기세포연구 진행”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 책임자 차병원 정형민 교수
“긴 터널 하나를 빠져나온 느낌입니다.”
‘황우석 식’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다시 시작해도 좋다는 승인을
29일 국가생명윤리위원회로부터 받은 CHA의과학대학교 차병원 정형민 교수의 소감이다.
‘황우석 사태’의 기억이 아직 새롭고 또 인간 난자를 이용한 연구에 대한 반감도
크기 때문에 그간 신청을 한 차병원이나 심사를 한 생명윤리위원회나 모두 홍역을
치렀기 때문이다.
생명윤리위는 연구 재개를 허가하되 4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이 네 가지 조건에
대해 정 교수는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심의위가 △연구 명칭에서 ‘치료’를 빼고 ‘줄기세포 주 확립 연구’로 바꿀
것 △차병원 안의 기관윤리위원회(IRB)를 강화해 연구의 윤리성에 대한 감시를 할
것을 요구한 데 대해 정 교수는 “연구를 감시할 윤리학 및 생명공학 전문가를 추천해
달라고 복지부에 정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감시의 눈을 늘려 그 어디 내놔도 문제가 없는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황우석 사태의 악몽을 완전히 씻어내야 한다는 책임을 우리
스스로가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 안에서 진행되는 연구의 윤리성을 자체적으로 심사하는 윤리위원회(IRB)
인원은 처음 승인 신청을 낼 때만 해도 5명으로 구성돼 있었지만 이미 10명으로 인원이
늘어났다. 목사 2명(여성)을 비롯해 철학박사, 보건학 전문가 등을 보강해 특히 윤리적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이다.
“연구 단계마다 자체 검증, 외부 검증 받겠다”
심의위는 차병원에 “과거에 받은 난자 기증 동의서는 모두 다시 받을 것”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연구에 사용될 난자는 모두 차병원에서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은 불임 환자들이 남겨 놓은 난자들”이라고 밝혔다. 황우석 사태
때처럼 연구원의 난자를 채취하는 등의 비윤리적 문제는 없을 것이란 약속이었다.
정 교수는 “기증자들의 동의가 다시 필요하면 연구 과정과 의미를 상세히 설명한
뒤 동의를 받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필요한 난자 숫자로 정 교수 팀은 800개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그 중 300개는 불임 치료에 사용할 수 없는 비정상 난자이고, 사용 가능한 난자는
500개다. 비정상 난자 300개를 포함시킨 것은 그간 동물실험은 많이 해왔지만 인간
난자를 이용해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한 경험은 없기 때문에 시행착오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사용하는 난자 개수에 상관없이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하나라도
먼저 만드는 데 성공하면 일단 연구를 중단해 IRB, 국가 IRB의 검증을 받아 복제
줄기세포가 우연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공정한 연구에 의해, 재연 가능한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점을 검증 받은 뒤 다시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