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첫 사망자 발생에 미 의료계 긴장
최고수준 의료 뚫려…“사망 이어질 수 있다”
의료 수준이 높은 미국에서 돼지 인플루엔자(SI) 사망자가 처음 발생해 SI의 위력이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보건당국은 29일 생후 23개월 된 멕시코인 유아가 SI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사망한 유아는 멕시코에서 SI에 이미 감염된 상태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텍사스 주로
왔다가 치료 도중 숨졌다.
현재 뉴욕의 SI 감염자가 45명을 넘었고, 캘리포니아 주는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태여서 추가로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리처드 베서 박사는 NBC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앞으로
보다 심각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사망자 발생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람-사람 전염 속도 빠를 수 있다”
미국에서 SI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SI의 위력을 말해 주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몇 해 여러 나라에서 사망자를 낸 사스(SARS,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때도
미국에서는 사망자가 한 명도 없었다.
서울대병원 소아과 감염학 전공 이환종 교수는 “그동안 미국에서 SI 사망자가
없었던 이유로 SI가 약하거나 치료를 잘해서라는 두 이유가 꼽혔지만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세계 최고 의료 수준도 소용없을 만큼 SI의 위력이 강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에서도 처음으로 인간에서 인간으로 SI가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으며,
남아공에서도 첫 감염 의심 환자가 나오는 등 전 세계로 SI는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SI 확산 속도가 줄어든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이환종 교수는 “현재로서는 확산을 막을 방법은 없고 학교 휴교, 집회 금지,
국경 폐쇄 등으로 확산을 늦추는 방법 밖에 없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의 자문기구인 ‘공중보건 위기대비 대응 자문위원회’의 방지환
교수(국립의료원 감염센터)는 “미국에서 사망자가 추가로 나오는 것을 지켜봐야겠지만
사람 대 사람 간의 전염이 빠른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에서 발생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고, 최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개인위생에 더욱 철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30일 오전 현재 전체 신고 환자 23명 중 1명은 추정환자, 18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검사가 진행 중인 4명 중 3명은 위험지역을 방문한 적이 없지만 추정
환자와 같은 항공기 또는 자동차에 탑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