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약 가운데 줄은 쪼개먹는 금? -2탄
지난 번 칼럼 ‘두통약 가운데 줄은 쪼개먹으라는 금?’에서는 약의 제형에 따라
흡수되는 속도와 그렇게 만들어진 목적이 다 있기 때문에 반으로 쪼개 먹으면 안
되는 제형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다면 서방정 같은 특수한 형태의 제형이 아니라면 반 쪼개 먹어도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일까? 이번에는 대부분의 약들을 아우르는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복용한 약이 우리 몸에서 흡수되어 약효가 나타나려면 몸 속에서 어느 정도 적절한
수준의 농도에 도달해야 한다.
그 농도 이상을 유지하는 동안 약의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데, 만약 농도가 너무
높아져서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원하지 않는 효과나 약의 독성이 나타나게 된다.
약을 용법, 용량대로 복용하게 되면
일정 시간 동안 적정한 농도를 유지하면서 약효가 지속된다.
하루 동안 여러 번 약을 먹을 때도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먹어야
위 그림처럼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된다.
만약, 한 알 먹어야 하는 약을 임의로 반쪽을 내어 먹거나 혹은 가루약이나 물약을
먹다가 흘려서 일부를 버리게 되면
위 그림처럼 효과가 나타나는 농도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 증상이 있을
때 참다 참다 정 안 될 때 약을 먹었는데 걱정 돼서 반만 먹었다면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혹은, 약이 잘 안 듣는 것 같아서 짧은 시간 동안 여러 번 먹거나 정해진 용량을
초과해서 먹으면
위 그림들처럼 약의 농도가 높아져서 부작용이나 약의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
더욱 오묘한(?) 것은 약마다 그 효과를 나타내는 농도의 범위가 모두 달라서 어떤
약은 몇 알을 먹어도 안전할 수 있지만 어떤 약들은 반 알만 더 먹어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1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모든 약에는 정해진 용법, 용량이 있다. 병원에서 처방
받은 약인 경우엔 처방된 대로 시간과 용량을 맞춰서 복용해야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약국에서 산 일반의약품도 약사가 복약 지도해 주는대로 복용해야
한다. 약이라는 것은 "잘 먹을 땐 약이지만 잘못 먹으면 언제든지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사실 약물 농도와 약의 효과, 부작용 등에 대한 이야기가 이렇게 단순하게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과, 위의 이야기에 모든 약이 100%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지만, 약의 용법, 용량에 대해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아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