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병 ‘뚜렛 환자’ 뇌수술로 고쳤다
연세대 의료진, 국내 첫 수술 성공
쉴 새 없이 눈을 깜빡거리고 몸을 꼬며 불쑥 욕을 내뱉고 자신의 몸을 때리며
괴성을 지르는 등의 행동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던 뚜렛 증후군 환자가 뇌수술을
받아 증세를 누그러뜨리게 됐다.
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송동호 교수(사진 左),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사진 右 )팀은 지난 9일 어릴 때부터 뚜렛 증후군을 앓고 있던 윤 모 씨(25)를 수술한
결과 뚜렛증후군이 증세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성공적 결과를 얻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수술은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의 집도로 뇌의 특정 부위에 기구를 삽입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자극을 주는 ‘뇌 심부자극술’과 뚜렛 및 틱 장애를 유발하는
뇌 회로를 없애는 ‘전방대상회전절개술’을 결합했다. 이 수술은 미국 하버드 대,
존스홉킨스 대 의료진이 시행한 적은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송 교수는 “이번에 수술한 환자는 주위사람들이 놀랄 정도의 해괴한 행동을 많이
해 중증 뚜렛 증후군 환자로 분류됐으며 약을 먹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지난
3월 수술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복합적인 틱 장애와 함께 강박장애 증상까지 보였던 윤 씨는 수술 전의 행동들에서
확연히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현재 세브란스 병동에 입원해 안정을 찾고 있다.
송 교수는 “약물로도 개선되지 않은 뚜렛 증후군 환자를 수술로서 개선시킨 사례는
국내에서는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중증 뚜렛 환자들은 외과적 치료를
통해 삶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뚜렛 증후군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는 신체반응이나 틱(tic)이라 불리는 통제
불가능한 음성 반응이 특징인 신경계의 병이다. 처음에는 얼굴 경련과 눈 깜빡거림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를 흔들거나 목을 젖힌다거나 발 구르기,
몸을 꼬거나 구부리는 것과 같은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또 기이하고 이상한 소리, 어휘, 어구를 내뱉거나 독특하게 목청을 가다듬거나
기침을 하고 코를 킁킁거리며 짖듯이 소리를 지르는 등 이상 행동을 한다. 지나칠
정도로 남과 접촉하려하고 불필요한 행동을 반복하기도 한다. 중증 뚜렛 증후군 환자들은
입술이나 뺨을 깨물거나 단단한 물체에 머리를 박는 등 자해적인 행동을 한다.
국내 뚜렛 증후군 환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외국 발병률과 비교해 4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18세 이전에 증세가 나타나며 대부분 7살 이전 빠르면
2살 정도부터다. 어릴 때 뚜렛 증후군을 보인 환자들은 사춘기에 증상이 개선되기도
하지만 1000명 중 1명 꼴로는 증세가 아주 악화된다. 뚜렛 증후군의 수술은 나이제한이
있어 18세 이후에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