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약 효과’ 성격따라 달라진다
자극 좋아하는 사람은 가짜약에 대한 반응도 화끈
약효 등을 증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짜 약’의 효과가 사람마다 다르고, 특히
스릴을 좋아하는 외향적 성격은 가짜 약에도 “화끈하게”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길대학교 신경과 페트라 슈바인하트 박사 팀은 남자 대학생 22명을 대상으로
성격 검사를 통해 스릴을 즐기는 성격인지 아닌지를 파악한 뒤, 이런 성격에 따라
가짜 약이 통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진은 대학생들에게 통증 완화 크림의 약효를 테스트한다고 알려 줬다. 그러나
이 크림은 평소 바르는 스킨로션이었다. 가짜 약을 진짜처럼 속인 것이다. 연구진은
똑 같은 가짜 약을 대학생들의 양 허벅지에 바르면서 “한쪽 허벅지에 바르는 것은
진짜 약이고, 다른 쪽 허벅지에 바르는 것은 가짜 약”이라고 또 한번 속였다. 실험의
엄밀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들의 다리에는 약한 통증을 주는 주사가 놓아졌다. 20분 뒤 연구진은
얼마나 아픈지, 통증은 약 효과 때문에 잘 가라앉았는지를 물었다. 똑 같은 가짜
약에, 똑 같은 통증 주사를 놨기 때문에 통증은 똑 같아야 했다.
대부분 “진짜 약을 바른 쪽이 덜 아프다”고 대답한 가운데, 신중한 성격은 “조금
덜 아프다”고 대답한 반면, 스릴을 좋아하는 화끈한 성격은 “거의 안 아프다”고
밝힌 정도가 높았다. 즉, 스릴을 즐기는 성격의 사람들은 가짜 약에 대한 반응이
신중한 사람보다 3분의1 정도 더 컸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교 신경학과 존 스토슬 박사는 “성격에 따라 가짜약 반응이
달라진다는 사실이 아주 흥미롭다”며 “그러나 가짜 약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 있고 환경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므로 성격만으로 달라진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소규모로 이뤄졌지만 앞으로 대규모 실험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면,
앞으로 임상시험 대상자를 고를 때 성격도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올지 모른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으며,
영국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등이 14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