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잘못된 탈크정보 알려 물의
석면 없는 아기용파우더가 난소암 유발?
석면 피해에 대해 늑장 조치를 취하는 바람에 ‘석면 파동’을 일으킨 것으로
비난 받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이번에는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홈페이지에
올려놓아 국민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식약청 홈페이지는 ‘석면이 오염된 탈크의 인체 유해성 여부 자문 검토 의견
및 기타 자료’라는 코너의 맨 위에 한 일간지의 보도를 아무런 여과 과정 없이 그대로
옮겨 실었다 (웹 주소는 http://www.foodnara.go.kr/kfda/asbestos/main/main_03.html)
이 기사는 ‘입으로 섭취한 석면은 위험성 적어…탈크는 여아(女兒)에 난소암
유발 가능성’이란 제목 아래,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 유일재 안전성평가본부장의
“2006년 국제암연구기구(IARC)의 위해성 심사에서 여아(女兒)의 생식기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간 탈크는 석면이 섞여 있지 않더라도 난소암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발언을 보도했다.
그러나 유 본부장의 이러한 발언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연구 결과를 일방적으로
전달한 것이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유 본부장 “반대되는 논문 있는 것 알고 있다”
유 본부장은 9일 코메디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말한 것은 이런 연구도
있다는 팩트(fact)를 밝힌 것”이라며 “석면이 없는 활석 가루도 여아의 생식기를
통해 들어가면 난소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그렇지 않다는 연구도 많은 줄 알고 있다”며 “현재 석면의
유해성이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코메디닷컴이 확인한 결과 IARC에 수록된 활석 가루와 난소암 관련 연구 논문은
2008년까지 모두 34편이며, 이들 논문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스웨덴 카롤린스카대학
엘리자베테 바이더파스 박사는 “활석가루가 난소암을 일으킨다고 입증할 증거가
현재론 없으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식약청이 알리면…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라는 사람이 한 논문만을 일방적으로 인용했고,
이를 한 언론이 보도했는데, 주무 당국인 식약청마저 이를 마치 사실인 양 소개함으로써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받을 만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이대 목동병원 산부인과 김영주 교수는 “관련 논문을 읽어 보니
활석 가루를 고농도로 동물에 주입했더니 난소암이 더 많이 일어나더라는 내용이더라”면서
“이러한 논문을 한쪽으로 치우쳐 언급하면 많은 혼란과 오해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